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을 인수합병(M&A)하면서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272450)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298690)등 LCC(Low Cost Carrier·저비용 항공사)간 합병도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통합 LCC는 인천공항이 아닌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FSC(Full Service Carrier·대형 항공사)는 인천공항 기반으로 스케줄을 좀 더 집중해서 운영하고, 통합 LCC는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새롭게 영업할 것"이라면서 "그 부분도 대한항공이 채권단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항공사 간 합병으로 항공료 인상, 노선 단축과 같은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감시하겠다고 했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운수권이나 공항 슬롯(공항을 이용할 권리) 배분 등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김 실장과의 일문일답.

김상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와 관련해 백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등도 통합한다고 하는데 진에어가 나머지 항공사를 합병하는 형태인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FSC로 통합되고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가 통합되는 것으로 계약이 추진된다. FSC는 인천공항을 기반으로 스케줄을 좀 더 집중해서 운영하고 통합 LCC는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새롭게 영업할 것이다. 인수되는 기업의 연고지역이 있으므로, 해당 지역의 기대 등도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한항공의 경영 여건도 좋지 않다. 재정 부담이나 리스크가 두배가 되는 것 아닌지.

"두 회사 모두 내년에도 많은 규모의 추가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판단할 때 두 개의 대형 항공사를 분리 지원하기 보다는 통합항공사에 지원해 지원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대한항공은 항공업 전문기업이기 때문에 현장의 사정을 다른 기업들보다 잘 알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대형항공사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한다."

-항공사 합병으로 비행기 운임 상승 등 소비자 피해가 생길 수 있는데.

"노선 감축 및 폐지나 운임의 급격한 인상 등의 독과점 폐해를 우려할 수 있지만 정부는 노선 감축보다는 새로운 노선을 개척하거나 추가 운항이 필요한 노선에 잉여 기관이나 인력을 투입해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건 기본적으로 규모의 대형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목적이다. 오히려 소비자 편익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가령 미주지역에 대한항공이 주 3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운항한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라서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받고 있다. 앞으로 통합되면 대한항공이 월, 수, 금에 뜨면 아시아나항공은 화, 목, 토에 뜰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선의 경우, 운임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공협정에 의해 상한선이 설정된다. 그 안에서 다양한 형태로 결정된다. 또 앞으로는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하는 등 소비자가 부당한 피해를 볼 일이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넘어야 한다. 사전 조율된 것이 있나.

"국토부가 직접 협의하지는 않았다. 다만 산업은행이나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에서 M&A를 검토할 때 협의했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독과점 시장지배력과 관련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기업결합 심사가 추진될 때 관련 동향 등을 보고, 필요하면 협의를 추진하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 업체 마일리지 문제가 있다. 어떻게 통합하고 정리되나.

"두 회사가 통합되면 마일리지는 같이 사용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는 사용처가 부족해서 소비자 불편사항이 많았다. 상대적으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다양한 곳에서 사용이 가능해 통합되면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대한항공을 이용하거나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한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력을 간접, 직접부문으로 나눈다. 간접부문은 경영지원, 스텝라인, 인사 기획 등이고 직접은 항공기 운항 관련 부분이다. 항공 운항은 기본적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기단을 가져와 252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고 하는 것이어서 기단의 대폭적인 감축은 없다. 기단과 연계한 조종사, 정비사, 객실승무원, 운항관리사 등은 고용이 유지되고 일부 잉여 인력이 발생해도 신규 목적지 개척을 통해 흡수할 계획이다. 매년 정년퇴직 등으로 자연감소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구조조정은 없으리라 본다"

-총수일가 및 경영진 감시 기구인 대한항공 윤리경영위원회에서는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나.

"윤리경영위원회는 5~7명으로 이뤄지는데, 이 중 외부 사람이 윤리경영위의 과반수를 차지해 투명하고 건전하며 윤리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도록 할 것이다. 오너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 계획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본다. 산은하고 대한항공간 별도로 합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