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료 정보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의료 혁신을 위해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하나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또 한계점은 분명하지만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비대면 진료로의 변화는 필연적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은경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부원장은 12일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 2020’ 오픈토크에서 "몇 년 후에 없어질 의료 정보 정책이 아닌, 큰 기조에서 의료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우리 의료계에서 질적, 양적으로 훌륭한 의료 정보들이 생성되고 있는데, 그것을 활용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2020’ 오픈토크가 진행됐다. 이날 좌장을 맡은 송시영 연세대 의과대학 내과 교수(왼쪽부터), 김은경 연세대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부원장,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 최원석 고려대 의과대학 안산병원 감염내과 부교수.

김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 문제로 정보 교류가 어려운 측면도 있고, 사업적인 측면에서 돈이 안되는 부분도 있다"며 "여러가지 보완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는 의료 정보 공유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의료 정보는 10년전만 해도 별 어려움 없이 모으고, 연구할 수 있었지만, 자산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개인정보보호가 강조되면서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 의료 정보를 모아 연구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처럼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지만, 이미 양질의 정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가 가진 정보만이라도 잘 공유하고, 연구하는 여러 법과 제도, 시스템 등이 마련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안산병원 감염내과 부교수는 "글로벌 정보가 아닌 우리나라만의 정보라도 충분한 장점이 있다"며 "가령 코로나 같은 감염병을 예로 들면 지역별, 국가별 역학정보가 감염병 통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부교수는 이어 "이 정보가 궁극적으로는 누구의 자산인가, 또 정보가 어느 수준에서 유통되고 관리돼야 하는 가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너무 자유롭게 놔둬서도, 또 통제돼서도 안돼기 때문에 이 정보를 어떻게, 얼마나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송시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소화기) 교수는 "우리나라의 높은 수준의 진료와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정보를 어떻게 미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느냐에 대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며 "결국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치료제나 백신 개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이재우 GC녹십자 개발본부장은 이에 동의하며 "코로나19는 역설적으로 인류에게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대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했다. 감염병 팬데믹에서의 치료제 개발에 대한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개발 플랫폼이라는 것은 유효물질에 대한 기초연구부터 임상, 개발, 생산 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산업계과 기관이 협업하는 시스템도 여기에 속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플랫폼 위에서 개발되는 백신에 대한 인내심도 필요하다"며 "백신 개발의 최종 단계는 실험실에서의 제한적인 결과 도출이 아니라 임상과 허가까지 마무리된 상태로, 초기 생산을 비롯한 개발 플랫폼을 모두 경험하려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참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최 부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비대면 진료의 확대와 그 흐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 부교수는 "우리나라의 코로나 대응은 ‘모든 확진자를 격리해 관리한다’로, 그만큼 환자 발생을 억제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처럼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경우 한 공간에 모아 격리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최 부교수는 "결국 그렇게 본다면 비대면 진료를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비대면 진료는) 흐름일 수밖에 없다"며 "물론 비대면 진료는 환자를 직접 만져볼 수도 없는 등 한계가 분명하지만, 감염병은 비대면 진료가 갖게될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미 우리나라의 생활치료센터나, 자가격리자 앱 등을 통해 어느 정도는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