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데살보 기조강연
"개인정보 적절히 보호되면 AI로 질병 대비 가능"
"의료 혁신으로 의료진에 초능력 선사하겠다"

"구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일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제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지역사회와 공중보건을 지켜내는 것이다. 흥미로운 건 (이 과정에서) 우리가 이전부터 하고자 했던 의료 데이터 구축이 가속화됐다는 것이다."

카렌 데살보 구글 최고헬스담당임원(CHO)이 12일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코로나19와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

카렌 데살보 구글 최고헬스담당임원(CHO)은 12일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코로나19와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주제로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데살보 CHO는 바이오·의료 혁신의 핵심인 인공지능(AI)이 학습할 데이터를 구축하는 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구글은 지난해 12월 CHO 직책을 신설하고 헬스케어 사업부 강화에 나섰다. 초대 CHO로 부임한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때마침 시작된 코로나19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자연히 사용자들의 의료 데이터를 얻는 일도 가속화됐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이제 자신이 가진 의심 증상이 코로나19와 관련 있는지, 검사가 필요한지, 어디서 검사받을 수 있는지 등을 구글링하고, 이를 통해 구글은 그들의 의료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데살보 CHO는 "구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의 보건당국,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양질의 정보를 검색결과, 유튜브, 구글맵 등에 게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 데이터로 실현 중인 의료 혁신의 한 가지 사례로 최근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비영리 의료기관 메이요 클리닉과 함께 개발에 착수한 ‘AI 암 식별 시스템’을 소개했다. 그는 "방사선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가 영상 이미지 상에서 종양 부위를 정확히 식별해야 하고 이로 인해 치료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AI를 통해 이 시간과 암 주변 정상조직 손상 위험을 줄임으로써 환자가 가족·친구·공동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카렌 데살보 구글 최고헬스담당임원(CHO)이 12일 열린 ‘헬스케어이노베이션 포럼 2020’에서 ‘코로나19와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모습’을 주제로 기조강연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도 강조했다. 데살보 CHO는 "개인정보가 적절히 보호된다면 AI를 통해 사람들이 나중에 어떤 병에 걸릴지,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 등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접촉자 추적 앱을 만들 때 사용자의 위치 정보가 노출되는 위성항법장치(GPS) 대신, 사용자가 임의로 켜고 끌 수 있는 블루투스를 활용하는 식이다.

그는 의료 혁신을 통해 "의료진이 환자를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초능력(superpower)’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초능력은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데살보 CHO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임상역학으로 석사학위를, 툴레인대에서 공중보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지역의 보건담당 집행위원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차관보를, 2017년부터 작년까지는 텍사스대 델의과대학 교수를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