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참가자 중 확진자 94명 중간분석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테크 기업 바이오엔텍이 자사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이 코로나 예방에 90%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AP,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언론은 9일(현지시각) "이들 두 회사가 코로나 감염 이력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90% 이상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 화이자 본사 로고.

화이자는 코로나 백신 개발 3상 임상시험 참가자 가운데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94명을 중간 분석한 결과 예방률이 90%를 넘겼다고 밝혔다. 화이자 측은 정확한 세부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역산하면 백신 접종 후 코로나에 감염된 경우가 8명이 안된단 뜻이다.

화이자는 첫번째 투약 후 28일, 두번째 투약 7일 후 코로나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이자는 임상시험 예정인 참가자가 4만명 가량 더 남아있으며,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예방률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 시험에는 전세계에서 4만3538명이 참가했고 지난 8일 이들 가운데 3만8955명이 두번째 백신을 접종했다.

앨버트 부를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최고경영자(CEO)는 "당초 백신 유효성이 60~70%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90% 이상 효과가 나타난 것은 대단히 놀랍다"며 "이는 신종 코로나도 통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화이자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이번에 개발한 코로나 백신에 대해 긴급 사용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이런 승인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말까지 1500만~2000만명 분의 백신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백신 개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화이자의 주가는 개장 전 시장에서 6% 가량 상승했고, 바이오엔텍의 주가도 18% 상승했다. S&P 500 선물지수는 2%,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5.17% 급등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장밋빛 해석은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화이자의 백신이 고연령층에는 어떻게 반응할 지 세부적인 실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코로나 감염 증상이 심할 경우에 백신의 반응도 아직 알려진 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