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방송에서 자주 사용해 유행이 된 문장인 "넌 해고야!(You’re fired!)"가 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돌려주고 있다.

7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있던 워싱턴DC 인근의 골프장에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선 승리 소식이 전해진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넌 해고야’, ‘짐 싸서 집에 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고 백악관 공동취재단은 전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선 승리 소식이 전해진 7일(현지시각) 백악관 앞에 등장한 '당신 해고야' 현수막. '당신 해고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행어다.

‘넌 해고야’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4년부터 NBC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며 만들어 낸 유행어다. 팀별로 과제를 수행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명이 부동산 재벌 트럼프의 회사에 채용되는 내용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넌 해고야"라는 말을 자주 해, 방송을 통해 입소문을 탔다.

‘넌 해고야’ 피켓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굳혀지던 이틀 전부터 등장했다. 바이든 후보가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역전을 이뤄내자 지지자들이 이 피켓을 가지고 나온 것이다. 워싱턴DC와 뉴욕 등지에서 거리로 몰려나온 민주당 지지자들도 ‘넌 해고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넌 해고야"라고 말하는 짧은 동영상을 리트윗하며 손뼉 치는 모양의 이모티콘을 함께 올렸다. 제임스는 2016년 NBA 파이널에서 자신이 상대 선수를 블로킹했던 장면에 바이든 당선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해 올리기도 했다. 자신에 얼굴에는 바이든 당선인의 얼굴을, 블로킹을 당하는 선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넣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충격에 빠져 이번 투표가 사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인용,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바이든 당선 확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애리조나 피닉스, 조지아 애틀랜타 등 각지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여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처럼 된 빨간 모자를 쓰고 미국 국기 깃발과 구호가 적힌 팻말을 흔들며 항의했다.

AP통신 등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주 의사당에 트럼프 지지자 약 200명이 선거 패배 직후 도심에 모여 민주당이 선거를 훔쳤다는 주장을 담은 슬로건인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