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섬유화… 스며든 땀 속 포도당으로 전기 생산
박정열 교수 "세탁 가능한 실제 옷으로 만드는 연구 진행"

연구팀이 만든 섬유 연료전지의 구조와 원리.

국내 연구진이 땀으로 전기를 만드는 ‘의류 전지’의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운동 시 착용하는 웨어러블 헬스기기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정열 서강대 기계공학과 교수와 김혜림 숙명여대 의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땀에 함유된 포도당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를 섬유로 바꿨다. 직물의 마이크로미터(μm·100만분의 1미터) 굵기의 통로들에 땀이 스며들고, 그속의 포도당이 전자를 방출하는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가 만들어지도록 했다.

시제품을 팔에 착용하고 빠르게 걸으면서 땀을 흘렸더니 LCD 전자시계를 작동시킬 정도의 전기가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현존 섬유 기반 연료전지 가운데 가장 높은 발전량"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옷으로 만들어져 상용화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박 교수는 "옷으로 만들려면 전지가 세탁 과정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구현하는 게 아직은 고난도 기술이지만 꾸준히 연구해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Bioelectronics)’에 지난 9월 2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