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인권운동 역사성 훼손"

정의당은 30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자신의 지휘권·감찰권 행사를 비판한 평검사를 언급하며 ‘커밍아웃(Coming Out)’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 "부적절하다"며 "본래의 뜻과 어긋날뿐더러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걸어온 역사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 등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정 수석대변인은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와 기자협회가 제정한 인권 보도 준칙에 의하면 ‘커밍아웃 : 현재 동성애자가 자신을 긍정하고 당당하게 성정체성을 밝히는 의미로 사용. 범죄사실을 고백하는 표현 등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 필요’라고 적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어제(29일) 추미애 장관이 글을 쓴 이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는 일선 검사들의 글이 올라오며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 자신을 공개 비판한 검사의 비위 기사를 페이스북에 링크하며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고 썼다. 그러자 검사 90여명이 이에 반발해 검찰 내부망에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추 장관과 검찰은 더 높은 인권 감수성을 지녀야 할 위치에 있으며 용어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제아무리 올바른 주장을 할지라도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다면 그 주장의 설득력은 반감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부적절하게 커밍아웃이란 용어를 남발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