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증시 관련 지수 산출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11월 한국지수 편입 종목 재조정(리밸런싱)이 2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에서는 ‘MSCI 한국지수 편입 새내기주(株)’ 찾기가 한창이다.

MSCI는 세계각국의 지수와 월드인덱스(지수)를 산출하는데, 이 지수는 보통 글로벌투자자들의 투자판단 지표로 활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전 세계 60조원 규모로, 이 지수에 새로 편입되는 종목은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조선DB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1일에 발표되는 MSCI 한국지수 11월 정기 반기 리뷰(종목 편출입 공표)에서 SK바이오팜과 SK케미칼(285130), 두산중공업이 신규 편입 종목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제넥신(095700)은 최근 주가가 떨어지면서 가능성이 낮아졌다.

업계는 이번 반기 리뷰에서 특정 종목의 시가총액이 3조4000억원이 넘어야 안정적으로 지수에 신규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9일 장마감 기준으로 SK바이오팜 시총은 12조1700억원, SK케미칼 4조2620억원, 두산중공업 3조5800억원 수준이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SK바이오팜이 신규 편입된다면 1167억원에 달하는 패시브 자금(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 투자 자금) 매입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SK케미칼은 1794억원, 두산중공업은 1304억원으로 전망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지난 7월 상장한 후 3개월이 지나면서 공모 당시 기관투자자의 3개월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 전체 주식 중 유통가능물량이 15%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오뚜기(007310)·BNK금융지주(138930)는 MSCI 한국지수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몇 달 간 주가가 빠르게 상승 또는 하락한 종목은 그 이전부터 대략적인 편출입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지수에 신규 편입되려면 특정 종목은 MSCI 측에서 마련한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등을 만족해야 한다. MSCI 측은 11월 정기 반기 리뷰를 위해 이달 마지막 10거래일(19~30일) 중에 무작위로 하루를 찍어 이런 조건을 살핀다. 특히 이번 반기 리뷰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에 대한 조건이 분기 리뷰에 비해 다소 낮기 때문에 종목 편출입이 많다. MSCI는 매년 2월·8월에 분기 리뷰를, 5월·11월에 반기 리뷰를 한다. 11월 반기 리뷰에 재조정되는 편출입 종목은 12월 1일에 정식으로 반영된다.

MSCI 한국지수 신규 편입 예상 종목은 주가가 미리 오르는 경향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진행된 MSCI 한국지수 재조정에서 발표 40일 전부터 발표일까지 신규 편입된 종목의 주가 상승률은 23.3% 수준이었다. 김 연구원은 "MSCI 편입 예정 종목은 리뷰 발표 이전부터 주가가 상승하는 패턴이 있었다. 발표 이후에는 수급이 개선돼 주가가 오른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부터 이어진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라 지난 8월 MSCI 정기 분기 리뷰에 이어서 이번 11월 반기 리뷰에서도 편입 종목의 자금 유입이 더욱 뚜렷해 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이후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지수 리밸런싱 효과가 과거보다 커졌다"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과 사모펀드 등이 지수 편입 발표일 이후에 매수세를 이어가다가 실제로 편입된 다음에는 공매도 전략으로 이익을 낸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공매도가 내년 3월 15일까지 금지돼 있어 패시브 추종 자금 유입 효과만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 자체의 변동성은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편입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려면 패시브 자금뿐만 아니라 액티브 자금(액티브 펀드 등에 유입되는 자금, 패시브 펀드보다 공격적)도 유입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장이 계속 상승 흐름을 타야한다"며 "현재 장 자체의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주의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