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면세점에서 외국인 1인당 구매액이 2000만원을 넘어 한 달 만에 월별 최고치를 새로 썼다.

29일 한국면세점협회의 9월 산업총괄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4840억원으로 지난해 9월(약 1조4841억원)보다 33.8%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 8월 1조4441억원보다는 2.8%(약 400억원) 늘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15일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입구에 중국 따이궁(代工·보따리상)이 줄을 선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방한 외국인은 줄었지만 구매 금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면세점 이용객은 내국인(35만8854명)이 외국인(6만6081명)보다 약 5배 많았지만, 매출은 외국인(1조4409억원)이 내국인(431억원)의 33배에 달했다.

또 9월 외국인의 1인당 구매금액은 210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직전 월별 최고치는 올 8월의 1843만원이었다.

이는 국내외 여행객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중국 따이궁(보따리상)만 면세점을 찾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따이궁은 국내 주요 면세점 매출 비중의 70%를 차지하는 큰 손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한 이후 내수가 살아나면서 해외 화장품 등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이에 보따리상들도 다시 활동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최근 관세청은 면세산업 지원책인 재고 면세품 내수 판매를 무기한 연장하고, 제3자 반송은 올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중 제3자 반송이란 국내 면세업체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입국하기 어려워진 해외 면세 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물품을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제도다. 중국 도매법인으로 등록된 보따리상이 한국에 입국하지 않아도 원하는 면세품을 현지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제도는 고사 위기였던 면세점들의 숨통을 틔워줬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3자 국외 반송으로 면세점이 얻은 매출액은 지난 9월 25일 기준 4만6594만달러(약 534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