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확신했다. 군드라흐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내다본 몇 안 되는 월가(街)의 저명한 투자자다.

28일(현지 시각) 미 투자전문잡지 파이낸셜어드바이저에 따르면, 군드라흐 CEO는 이날 증권사 찰스슈왑이 주최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4년 전에도 여론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질 것이라고 했지만 틀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군드라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가능성이 낮은, 그저 특이한 인물에 불과했을 때도 나는 그가 이길 것으로 봤다"며 "이번 선거는 결과를 예측하기가 더 어렵지만 내가 보기엔 그가 이길 것이다"라고 했다.

여론조사는 현실을 반영하기 보다는 어떠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설계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론조사 질문, 표본 설정 등에 특정 후보에 대한 조사기관의 선호도가 주입돼 있다는 것이다. 군드라흐는 많은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히면 받게 될 시선이 두려워 ‘샤이 트럼프’로 남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군드라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글로벌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견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행보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 지 밝힌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여타 사안들에 대해 수차례 입장을 바꾼 이력이 있어 민주당이 밀고있는 증세 등 이른바 ‘사회주의적’ 정책을 펼칠 지도 불확실하다고 했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기조에 따라 정책을 펼칠 경우엔 세금이 오르면서 주가는 떨어지고 금리와 변동성, 물가는 오를 것으로 봤다.

군드라흐는 따라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공화당이 상원을 계속 주도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바이든 후보를 리스크로 인식하고 표를 분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월 대선 이후 미래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재정·통화 정책이 낳은 경제적 불평등이 2027년 즈음 사회·경제·정치적 혁명 수준의 움직임을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군드라흐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점쳤을 때 ‘지금 대선이 상식 밖이라고 생각한다면 기다려봐라. 2020년에는 더할 것이다’라고 말했었다"며 "지금도 그렇다. 이번 대선이 기괴하다고 느껴지면 2024년까지 기다려봐라. 지금껏 보지 못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