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동차공정학회, '자동차기술로드맵 2.0' 발표
"2035년 전기차 50%, PHEV 50%…내연車 생산 중단"
수소차, 2025년 10만대·2035년 100만대 보급

중국이 2035년 일반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2035년에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50%를 생산하고, 일반 가솔린 엔진 차량은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 보급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 2025년 10만대, 2035년 100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자동차 산업 비중이 높은 나라 중에서 내연기관 퇴출 계획을 밝힌 건 중국이 처음이다. 자국의 시장 규모를 무기로 전기차, 수소차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목표다.

지난 9월 베이징모터쇼에 전시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 올해 베이징 모터쇼에서는 글로벌 회사들이 13종, 중국 회사들이 147종의 신에너지(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 차량을 선보였다. 출품된 차량의 40%는 친환경차였다.

중국 자동차 기술 관련 단체인 중국자동차공정학회(China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는 지난 27일 ‘에너지 절약·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로드맵 2.0’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도하는 방식이었다. 민-관 합동으로 전기차·수소차 관련 로드맵을 내놓은 셈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 로드맵을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로 간주한다.

로드맵은 2035년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중국 자동차 생산의 5%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차 비중을 2025년 20%, 2030년 40%, 2035년 50%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중 거의 대부분이 전기차다. 하이브리드차의 비중도 2025년 40%로 높이고, 2035년 45%, 2035년 50%를 달성한다. 그 결과 일반 내연기관차는 2035년 완전히 퇴출된다.

리준(李骏) 중국자동차공정학회장(칭화대교수)는 "2035년까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는 모두 하이브리드로 바뀌고, 전기차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50%를 차지할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 학회장은 "2035년 자동차산업의 탄소배출량을 2028년 정도로 예상되는 최고점 대비 20%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드맵은 수소차에 대한 보급 확대 계획도 담았다. 2025년까지 10만대, 2035년까지 100만대를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버스 등 상용차가 중심이 된다. 특히 "2030~2035년 수소연료전지 기반 차량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자동차공정학회(China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는 지난 27일 ‘에너지 절약·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로드맵 2.0’을 발표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이 자국 주력 산업인 나라 중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 계획을 명시적으로 밝힌 곳은 없다. 영국이 2035년 가솔린 차량 신규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정도다. 프랑스는 2040년 정도를 목표로 비슷한 규정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 내연기관차 퇴출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 9월 베이징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차량을 보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현재도 온실가스 배출 1위인데, 경제발전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속히 늘어날 경우 ‘기후 악당’으로 유럽(EU) 등에서 경제 제재 등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는 206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 수준으로 떨어뜰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의 친환경차 전환 계획은 산업정책적인 측면도 있다. 중국자동차공정학회는 이번에 발표한 로드맵에서 "자동차 산업의 가치 사슬에서 완전한 자주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개발을 가속화해 자동차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로드맵에서 중국은 자동차산업의 완전 독립 계획도 발표했다. 2035년까지 부품 등을 모두 자국 내에서 생산하고, 해외 의존도를 제로 수준으로 줄이게다는 목표다. 또 자율운전기술과 관련해 2025년 고도 기술을 갖춘 차량을 상용화하고, 2030년 고속도로에서 자율차의 본격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2035년에는 지능형 네트워크와 자율 주행 기술을 결합시키겠다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