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자심리지수 12.2p 상승… 11년 반 만에 최대폭
코로나 재확산에 미뤄뒀던 외식·여행 등 '보복소비' 나타나
주춤했던 집값전망, 풍선효과·전세 급등에 한 달 만에 올라

10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로 소비자심리지수 상승폭이 11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뤄뒀던 여행과 외식을 중심으로 '보복소비'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 달 전 잠시 주춤했던 주택가격전망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0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1.6으로 전월대비 12.2포인트(p) 올랐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월(96.9)에 가까운 수준이다.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30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귀성객들로 제주국제공항이 북적이고 있다.

한 달 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하락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한 달 만에 크게 내렸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 상승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20.2p) 이후 11년 반 만에 최대다. 정부는 8월 중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수도권을 중심으로 2.5단계까지 올렸다가 지난 12일 1단계로 낮추기로 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건 소비지출전망(100)으로, 한 달 새 8p 올랐다.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미뤄뒀던 여행과 외식, 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현재생활형편(86)과 생활형편전망(91)이 각각 5p, 6p, 가계수입전망(94)도 6p 상승했다.

경기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대폭 개선됐다. 현재경기판단(58), 향후경기전망(83)은 각각 16p, 17p 상승했다. 한 달 전에는 각각 12p, 9p 떨어졌지만 이달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취업기회전망(75)도 15p 올랐다.

한은 제공

주택가격전망(122)은 지난달 잠시 하락했다가 이달 5p 상승했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대책으로 아파트 값 오름세가 둔화되는 듯 했지만 서울외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하자 집값이 더 오른다는 인식이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도 집값 상승세를 전망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3주차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2% 상승해 전주(0.09%)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1.9%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의미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1.8%로 0.1%p 하락했다. 다만 소수점 둘째짜리까지 확장해서 보면 전월대비 0.03%p 가량 낮아진 것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이달 하락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