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 "태풍·홍수로 가축·식량 유실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태풍 피해 등으로 내년 봄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며 인도적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10월2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은 농작물 작황 상황을 보고받으며 "큰물(홍수) 피해를 입은 당시에는 내다볼 수 없었던 좋은 작황이 펼쳐졌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대북 식량 지원 계획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 질의에 "아직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올해 코로나19와 수해가 있어 (북한 식량 사정이) 내년 봄쯤 지나면 힘들지 않을까 염려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그런 점에서 인도적 협력을 하면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인도적 협력, 지원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주면 통일부도 힘있게 지원할 수 있겠다"고 했다. 이 장관은 "식량은 기본인권"이라는 김 의원 발언에 동의를 표하고, "(인도적 협력은) 정치, 군사, 안보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9월17일 발표한 3분기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전반적으로 식량에 접근하기 힘든 나라'로 분류했다. 북한 주민 대부분이 음식물 섭취량이 적고, 종류도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FAO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 주민들의 식량 안보가 더욱 취약해졌다"며 ""8월과 9월 초 잇따른 태풍과 홍수로 가축과 식량이 유실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