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페이’로 불리는 간편결제업체가 자사 포인트를 ‘포털 공룡’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하는 길을 막고 나섰다. 적지 않은 이들이 소규모 페이사들을 거쳐 상대적으로 사용처가 더 넓은 네이버 포인트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상테크(상품권+재테크)’ ‘포인트깡(상품권 현금화)’을 이용하면서 골칫거리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페이코는 전날부터 ‘페이코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는 혜택을 일부 축소하는 내용의 정책을 시행했다. 페이코페이 사용으로 적립한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골자다. 지난 8월에는 엘포인트(L.POINT)가 여타 제휴사 포인트으로의 전환을 막은 바 있다.

NHN페이코 제공

그동안 간편결제업체는 재테크족 사이에서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우회로로 애용돼 왔다. 문화상품권을 온라인에서 10%가량 싸게 구매한 다음 이를 포인트로 전환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페이코다. 상테크가 대중화 하자 네이버페이 등 주요 업체는 아예 상품권을 포인트로 충전하지 못하도록 막았으나, 페이코는 수수료를 떼고 여전히 이런 방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페이코 간편결제를 통해 일부 전자상거래업체에서 상품권을 사면 구매 금액의 0.2%까지 포인트 적립도 가능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충전·적립한 페이코 포인트를 비교적 사용이 대중화돼 있는 네이버페이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 페이코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자체 비용을 들여 지급해오던 리워드(reward·보상)마저 네이버페이로 빠져나가게 된 셈이다.

페이코 관계자는 "상테크를 포함해 여러 요인을 고려한 대책"이라며 "포인트 제도를 지속 가능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운영하기 위해 포인트 제도 일부를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코는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자사 포인트를 전환 가능하도록 하는 제휴사 수를 점차 축소해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지주의 멤버십 서비스 계열사인 롯데멤버스도 엘포인트를 네이버페이 등 타 제휴사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일부 중단하기로 했다. 서비스 초기에는 상품권을 현금화하거나 타사 포인트 전환 혜택을 누리려는 이들까지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발생하는 손실 때문에 서비스 내용을 변경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페이로의 포인트 전환이 가능하도록 제휴를 맺고 있는 업체는 5곳이지만, 업계에서는 이 수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