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과 고성지르며 다툼
고조된 분위기에 국감 잠시 중단되기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제5활주로 부지에 지어진 스카이72 골프장 운영권을 두고 야당 의원이 '골프장 게이트'라고 한 것에 대해 "무책임한 의혹 제기이자 공직자 음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감사장에서 피감기관의 기관장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는 흔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국토부 종합감사에서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김 장관과 이상직 의원 등의 사진을 넣은 PPT를 띄운 후 ‘골프장 게이트’라고 하자 "제 사진을 붙여놓고 게이트라고 하시면 그에 대한 설명을 해주셔야지, 의혹이 있다고만 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무슨 의혹인지 설명해달라"며 재차 정 의원에게 질문을 던졌다.
정 의원은 전날 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도 "스카이72 골프장 운영권 문제는 김 장관과 이상직 무소속 의원 등이 연루된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이날도 "인천공항공사가 국가계약법을 위반했고, 국토부 장관도 이에 연루돼있다"며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이 이상직 의원이 전북 출신이라는 이유로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을 묵인했다는 의혹이다.
정 의원이 "장관이 이상직 의원과 사진을 찍지 않았느냐"고 하자 김 장관은 "저와 사진을 찍은 사람이 수십만명은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황한 정 의원이 "이 의원과 김 장관님이 잘 아는 사이지 않나. 전주고 동문이다"라고 하자 김 장관은 "그게 골프장이랑 무슨 상관이냐. 제 사진을 올렸으면 근거를 말하라. 의혹이 뭐냐"면서 "전북 출신이 300만명인데 의원님은 그러면 자기 지역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의 당사자냐"고 몰아세웠다.
김 장관은 이어 "이 의원과 같은 학교도 나왔고, 누나 동생 하는 사이 아니냐"고 하자 "저와 누나 동생하는 우리 당 의원들이 줄을 섰다"면서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으니 의혹이 있다면, 제가 지금 고등학교를 다른 곳을 하나 더 다녀야하느냐"고 받아쳤다. 그는 또 "진짜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면 면책 특권이 있는 자리에서 말하지 말고, 당당하게 정론관에 가서 말씀하라"고 말했다.
그는 "국감장이라고 해서 무차별적으로 음해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일제히 고함치며 국정감사의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진선미 위원장에게 "장관이 반박발언을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무시하듯이 말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진 위원장은 "정동만 의원은 오후에 김 장관에 대한 의혹을 얘기해달라" 했고, 정 의원은 "오후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