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가 미 보건복지부(HHS)와 손잡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HS는 시스템을 통해 기저질환 환자와 노인, 의료보험 가입자 수 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백신 배포 지역을 정할 계획이다.

22일(현지 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최근 HHS와 외주 계약을 체결하고 코로나19 모니터링 시스템 ‘티베리우스’ 개발에 들어갔다. 티베리우스는 미 정부가 도입한 트래킹 시스템 ‘HHS 프로텍트’와 동일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며 연방정부와 주(州)정부, 제약회사, 유통업체 등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이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에 관한 우려에 대해 HHS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빅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의 피터 틸 투자자.

팔란티어는 투자자 피터 틸과 현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카프 등 5명이 2004년 공동으로 설립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DHS), 연방대테러국과 같은 정부수사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둬 ‘가장 비싸고 은밀한 빅데이터 기업’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실제 팔란티어는 창립 초기 CIA가 설립한 벤처캐피털 인큐텔(In-Q-TEL)로부터 2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범죄행위나 사이버테러 징후, 자금세탁, 밀수 등을 감지하는 솔루션 회사로 성장했다.

팔란티어는 2011년 미 연방마약국의 자료를 분석해 마약 조직 핵심 인물과 거주지, 활동반경, 자금 흐름 등을 밝혀내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얼굴인식 분석기술을 이용해 보스턴 마라톤의 폭탄 테러범과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찾는 데도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용 정책에 따라 불법이민자 색출에 협력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