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약세를 면치 못했던 공모 리츠들이 10월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연말 배당을 앞둔 중위험·중수익 상품 리츠가 상대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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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NH프라임리츠가 전날보다 3.01% 상승한 4450원으로 마감했다. 롯데리츠는 5380원으로 1.70%, 제이알글로벌리츠는 5200원으로 1.56% 올랐다. 에이리츠가 전날 대비 30원(0.36%) 하락해 8210원을 기록하고, 이지스레지던스리츠가 전날 대비 등락없이 마감한 것을 제외하곤 10개 공모 리츠 모두 상승했다.

이날 장 중에는 3개월내 신고가를 갈아치운 종목도 여럿 있었다. △이리츠코크랩 5750원 △신한알파리츠 7110원 △롯데리츠 5420원 △이지스밸류리츠 4985원 △제이알글로벌리츠 5210원 △미래에셋맵스리츠 5000원 등 12개 공모 리츠 중 6개 종목이 3개월내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범위를 지난 15일 이후로 넓히면 모두투어리츠와 NH프라임리츠를 제외한 10개 종목이 장 중 3개월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7~8월까지만 해도 공모 리츠 주가는 침체를 겪었다. 지난 7월 한국리츠협회 주관으로 열린 ‘2020년 공모·상장리츠 미디어데이’에 모인 리츠 업체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토로했다.

신규 상장 리츠들도 부진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8월 초 상장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와 미래에셋맵스1호리츠는 공모가의 90%인 4500원에 시초가가 형성돼 사실상 하한가로 출발했다. 신규 상장 리츠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해외리츠 1호를 예약해뒀던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8월 상장계획을 연기하기도 했다.

바닥을 치던 리츠 시장의 ‘깜짝 반전’한 것은 배당 매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상진 리츠협회 연구위원은 "지난 9월 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코스피가 1% 상승하는 동안 상장 리츠는 평균 8%상승했다"면서 "주가가 정체되자 고(高)배당매력이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리츠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KTB투자증권이 분석한 2021년 배당수익률 전망치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가 7.5%인 것을 비롯해 △코람코에너지리츠 6.5% △이리츠코크렙 6.4% △이지스밸류리츠 6.4% △롯데리츠 6.1% 등 상당수 공모 리츠에서 6%대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 5.2%, 신한알파리츠 4.5%도 일반 주식에 비해 높은 배당수익률이 전망된다.

김 연구위원은 또 "대형 공모 리츠들을 중심으로 자산편입이 꾸준히 이뤄지며 대형화 노력이 이어진 것도 시장의 인정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신한알파리츠는 지난 8월 트윈시티 남산을 매입한 데 이어 9월에는 자(子)리츠 '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통해 신한L타워 매입을 완료했다. 롯데리츠도 최근 상장후 첫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자산 편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는 2021년초 리츠 상장지수펀드(ETF)가 구성되면 리츠의 랠리가 더욱 탄력받으리란 예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부터 리츠ETF 상장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까지 △마스턴프리미어 리츠 △신한서부티엔디 리츠 △디엔디플랫폼 리츠 △이에스알켄달스퀘어 리츠 등 4개리츠가 추가 상장되면, 상장된 리츠만으로 리츠지수를 만든 후 리츠 ETF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가치주에 가깝기 때문에 성장주가 우선되는 코로나19 증시장에서 박스권에 갇혀있었다"며 "박스권에서 탈피하려면 데이터센터나 물류센터 등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성장주 성격의 리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향후 상장될 물류센터의 켄달스퀘어 리츠 등이 성장주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는데, 이들을 ETF로 편입시킨다면 공모 리츠 시장 전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