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들 실적 부진에도 네슬레 매출은 4.9% ↑
코로나 이후 소비자 최대 관심사인 '건강'에 집중
유기농 제품 및 채식 등 대안식품 개발에 적극 투자

스위스 코놀핑겐에 위치한 네슬레 생산 공장.

세계 최대 식품 업체 네슬레(Nestle)가 올해 3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의 재확산 국면에서도 유기농 제품 매출이 4.9%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3%대를 가볍게 넘긴 수치이자 지난 2분기 매출이 1.3% 오른 데 이은 실적 호조다.

21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슬레가 반려동물 사료·커피·건강제품 수요 증가 및 중국 시장 회복 등에 힘입어 당초 예상을 깨고 유기농 매출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올들어 5% 이상 값이 뛴 네슬레 주가는 이날 1.6% 상승했다.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대비 18.3% 증가한 64억6000만달러(약 7조3200억원)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올해 성장 전망치를 넘긴 네슬레가 최종 분기에 최소 2% 성장을 추가 달성할 것이라며 상승세를 내다보고 있다.

네슬레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슈나이더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에는 바이오 제약사 아이뮨 테라퓨틱스(Aimmune Therapeutics)를 20억달러(약 2조27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보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결은 '달라진 수요에 빠른 대처' 유기농·대안식품 적극 투자

같은 기간 네슬레의 경쟁업체로 꼽히는 다농, 유니레버 등은 코로나 여파로 매출 하락 등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프랑스 업체 다농의 경우 3분기 매출이 2.5% 감소했다며 회사 처분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아예 올해 실적 전망치도 내놓지 못했다.

WSJ은 코로나 대유행의 여파로 전 세계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네슬레는 오히려 판매 실적과 주가 상승을 모두 이뤘다며 '코로나의 승자'로 순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추세를 적극 반영해 고성장 제품에 초점을 맞춘 효과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최근 가공육 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채식 전문브랜드인 스위트어스를 인수해 대안식품 개발에 돌입했다. 유기농 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렸다.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늘면서 식품 수요가 다양화되고 건강 제품 및 보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을 반영한 것이다. 3분기 매출 호조 역시 이러한 노력에 따른 성과라는 게 중론이다.

슈나이더 CEO는 "온라인 판매 및 가정내 식품 소비 급증에 대비해 물량을 대폭 늘린 것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며 "중국 사업도 회복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글로벌 시장 상황을 볼 때 올해의 매출 목표치를 낮추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케플러 처브룩스의 애널리스트 존 콕스는 WSJ와 인터뷰에서 "네슬레가 세상이 변화하는 데 따른 소비자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해 대처했고, 코로나 대유행 이후에도 여전히 선호받는 선택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폰토벨 금융그룹의 장 필립 베르쉬도 "네슬레는 대유행의 '승자'이자 '필수적으로 사야 하는 주식'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