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 26일 첫 국회연설서 표명
화력 발전 70% 日, 정책 대전환 예고
EU·중국 등에 기후변화 주도권 뺏길 우려
재생에너지 17%에 불과…기업 부담 늘듯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26일로 예정된 국회 첫 연설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지난 2012년 10월 24일(현지시각) 일본 남부 가와사키의 게이힌 공업지대에 있는 JFE의 철강 공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2일 닛케이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2050년에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과 삼림(森林)에서 흡수되는 양이 0이 되는 '실질 배출량 제로'를 달성해 탈(脫)탄소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표명할 방침이다.

그동안 기후 변화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일본 정부로서는 획기적인 정책 변화다.

전체 에너지의 70%를 화력 발전으로 얻는 일본 정부는 그동안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감축', '탈탄소 사회를 이번 세기 후반에 조기 실현' 한다고 설명하는 데 그쳤다.

주요국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본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이미 '2050년까지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 제로'라는 목표를 선언했고 이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지목 받던 중국은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2060년 이전에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처음으로 표명해 화제가 됐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는 등 기후 변화 대응을 외면해왔지만,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본은 전체 에너지 발전량 가운데 재생 에너지 비율이 17%에 불과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30%대다. 화력 발전 비율을 줄이기 위해 탄소세를 부과하거나 배출량 거래를 도입할 경우 기업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