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일본제철·미쓰비시 등 성과평가 도입
실적 부진에 혁신 서둘러…젊은 인재 확보전

일본식 경영 문화를 대표하는 연공서열에서 탈피하려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일본제철에 이어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이 내년부터 4만명을 대상으로 성과평가 제도를 도입 한다.

연공서열을 유지하던 일본 대기업들이 최근 성과에 따라 승진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최대 중공업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이 내년 10월부터 조직 내 역할이나 성과를 평가해 승진 여부를 결정하는 인사평가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근속연수가 늘거나 나이가 들수록 자연 증가 하는 기본급 비중을 줄이고 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하고 있다.

대상인원은 그룹 임직원 4만명 이며 단계적으로 6만명까지 확대 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내부 규약 변경에 대해 노동조합과 합의를 마쳤다.

장기 근속한 직원의 업무 능력과 노하우를 우대하는 연공서열을 유지해온 미쓰비시중공업은 최근 실적 부진을 계기로 미뤄왔던 조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 회사는 2019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약 295억엔(33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를 낸 건 20년 만에 처음이다. 항공기 사업에서 큰 손실을 봤다.

장기근속자 의 은퇴가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유능한 젊은 인재를 붙잡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다른 업종과의 인재 유치 경쟁에서 승기를 잡고 외국인이나 IT 전문 인재 등 다양한 일꾼을 확보하기 위해 인사평가제도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다른 제조 대기업체들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가 지난달 일률적인 승진을 없애고 개인 평가로 승진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일본제철도 내년도 정년 연장을 앞두고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임금 제도를 도입한다. 일본 엔지니어링 회사 IHI는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의 전문 인재를 유연하게 고용하는 새로운 제도를 5월에 도입했다. 모두 성과에 따라 임금을 올리기 쉬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