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 중인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의 효능 논란에 대해 연구 결과를 더 검토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국내 치료 지침을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도 내놨다. 국내에선 현재까지 코로나19 환자 618명에게 렘데시비르가 투여됐다.

길리어드가 개발한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부본부장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렘데시비르 관련 연구 결과와 관련해 "최종 연구 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WHO가 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실험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군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다국적 임상시험으로 렘데시비르 외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에이즈 치료제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 등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생존에 크게 영향을 주는 약물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부본부장은 "렘데시비르와 관련해서는 임상시험 등을 통해 재원 기간을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게 줄인다는 것과 치명률에서는 통계학적으로 의의가 있지는 않지만, 치명률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이 이미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WHO 연구 결과와 관련해서 "전문가들의 충분한 검토가 추가로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면서 "아직 국내 치료지침 등을 변경하거나 개선하거나 할 여지 또는 필요는 현 단계에서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또 중앙임상위원회 전문가 논의를 언급하며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많은 국가가 참여한 가운데 연구가 진행됐기에 연구 설계대로 정교하게 진행됐는지 등을 검토 과정에서 충분히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4시 기준 63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618명에게 렘데시비르가 투여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부터 렘데시비르를 수입해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렘데시비르가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