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엔씨소프트⋅카카오뱅크에도 투자 수익

‘투자의 귀재’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에 투자금 대비 8배 가량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넷마블이 빅히트 2대 주주에 올라선 후 2년 6개월만이다.

다만 상장 첫날 초반 ‘따상(공모가 두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을 기록한 빅히트 주가가 장중 하락하며 넷마블 주가 또한 동반 급락하고 있어, 앞으로 빅히트 주가 흐름에 따라 넷마블의 최종 투자 성과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플라워버킷챌린지에 동참한 방준혁 넷마블 의장.

15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빅히트는 35만1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공모가 13만5000원의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후 상한가(30% 상승)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이내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해, 오후 1시 30분 현재 주당 25만7000원에 거래 중이다. 비록 ‘따상’을 유지하는 데엔 실패했지만, 공모가 13만5000원에선 두배가량 오른 결과다.

넷마블(251270)은 2018년 4월 빅히트에 2014억원을 투자했다. 친척 관계인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방시혁 빅히트 의장의 인연이 투자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후 현재 넷마블의 빅히트 지분율은 19.9%(708만7569주)로, 방준혁 의장의 34.74%에 이은 2대 주주다. 공모가 13만5000원 기준, 넷마블 지분 가치는 9568억원이다. 공모와 동시에 지분 가치가 4.75배 뛴 것이다.

이날 빅히트 종가가 27만원이라면, 넷마블 지분 가치는 1조9136억원이 된다. 2년 6개월만에 투자금을 제외하고 8.5배 수익을 거둔 셈이다. 만일 이날 빅히트가 하한가인 18만9000원을 기록해도 넷마블 지분 가치는 1조3395억원이다. 이 경우에도 원금 대비 수익이 5.65배에 달한다.

빅히트는 앞서 지난 5일과 6일 진행한 일반 청약자 공모에서 증거금 58조4237억원을 모았다. 일반 청약 경쟁률은 606.97대 1에 달했다. 빅히트 공모가 흥행하며 넷마블의 투자 성과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만일 이날 빅히트가 장 마감까지 상한가를 유지했다면 넷마블 지분 가치는 2조4877억원에 달할 수도 있었다. 이 경우 수익은 원금의 11배를 넘어설 전망이었다.

넷마블은 연이은 투자 성공으로 주목 받고 있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가 대표적이다. 넷마블은 2018년 2월 카카오게임즈에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4%(321만832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내림세이지만, 이날 기준 지분 가치가 1400억원을 넘어선다.

넷마블은 2015년 2월부터 엔씨소프트(036570)(NC) 지분 8.9%(195만주)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당시 투자금은 3911억원이었다. 이후 NC 주가가 상승하며 현재 가치는 1조4000억원 이상이다.

넷마블은 2016년 3월 카카오뱅크에 40억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 3.94%(1440만주)를 보유 중이다. 내년 상장을 추진중인 카카오뱅크에 대해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기업가치는 최대 4조4000억원으로, 이 경우 넷마블 지분 가치는 1700억원을 상회하게 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MTV어워즈에 참석한 모습.

성공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날 현재 넷마블 주가는 10% 이상 하락한 13만5000원대에 거래 중이다. 그간 주가를 밀어 올리던 카카오게임즈·빅히트 상장 기대감이 사라진 탓이다.

넷마블의 올 2분기 영업이익률은 11.9%로, 경쟁사 넥슨과 NC의 41.4%, 38.8%에 비해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6월말까지 9만원대에 머물던 넷마블 주가가 IPO 기대감에 20만원 이상까지 올랐었다"며 "주가에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투자 수익이 선반영돼 있었다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