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기업·가계 신용위험 증가 전망
"대출 수요 늘지만 문턱은 더 높아져"

올해 4분기 국내 기업과 가계의 신용위험이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중소기업, 가계 일반대출 등을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은행의 대출 문턱은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오는 4분기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 지속, 실물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 가능성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분기 대기업,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각각 15, 24를 나타냈다. 지수가 플러스(+)일 경우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은행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은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너스(-)일 때는 그 반대를 나타낸다.

같은기간 가계주택, 가계일반을 포괄하는 가계 차주의 신용위험지수는 26으로 전분기(26)와 동일했다. 가계소득이 감소하면서 저신용, 저소득층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기업 대출수요는 유동성 확보 필요성 등에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각각 24, 6으로 전분기(32, 6)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모두 플러스를 나타냈다. 이는 대출 수요를 예상한 은행이 그렇지 않은 은행보다 많다는 뜻이다.

가계 대출수요는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소득 부진, 주택 관련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일반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가계주택과 가계일반의 대출수요지수는 각각 3, 29를 나타냈다. 모두 전분기(21, 41)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소폭 강화될 전망이다. 4분기 가계주택과 가계일반의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6, -9를 기록했다. 이때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9)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때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뜻이다.

같은기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 피해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조치 연장,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확대 등 조치로 연장이나 재취급조건 등은 다소 완화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모든 업권에서 신용위험은 비교적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수요는 상호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전(全) 업권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출태도는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한 대부분 업권에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