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여전히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하고, 전기요금도 지나치게 저렴하다며 개선을 권고했다.

11일 ‘2020 OECD 한국 경제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일, 천연가스, 석탄 등 1차 에너지 공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해 36개 회원국 중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8.3%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2018년 11월 19일 전북 군산시 군산2산업단지 유수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 발전소.

반면 1차 에너지 공급에서 화석연료 비율은 80%였고, 이 중 31%를 석탄이 차지했다. 이는 다른 대부분의 OECD 국가보다 높은 수치라고 분석했다.

한국보다 석탄 비중이 높은 나라는 36개 조사대상국 중 에스토니아(71%), 폴란드(48%), 체코(35%), 호주(35%) 4개국뿐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OECD 기준 환경의 질이 낮은 수준"이라며 "환경 분야 성과가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OECD는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와 우호적인 기상 여건,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이 줄면서 올해 상반기에 대기 질이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인구 대부분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임계값을 훌쩍 넘는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WHO 기준의 약 두배에 달하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조기 사망률을 큰 폭으로 높이고 아동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한국 정부는 국내에 오염원이 있는 미세먼지를 2024년까지 2016년 대비 35% 감축한다는 목표 아래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포함한 추가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WHO 기준 아래로 낮추려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37%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전방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석탄화력발전소에 지급하는 용량정산금(CP)과 탄소배출 비용 보상금 수준이 과다한 현행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OECD는 한국의 낮은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저렴한 전기 요금 정책이 재생에너지의 시장 진입은 물론 향후 전력 수요관리에 대한 투자를 저해한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에 경기가 회복되면 전기요금은 비용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에너지 이용과 관계없이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OECD가 환경 비용을 고려 않는 한국의 저렴한 전기요금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전기요금이 저렴한 국가 중 하나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상반기 발표한 '2018년 가정용 전기요금'에 따르면 33개 조사대상 국가 중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MWh(메가와트시)당 110.5 달러로 멕시코(62.9 달러), 터키(103.9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저렴하다.

이는 가장 비싼 덴마크(MWh당 358.0달러)에 비해 3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며, 일본(MWh 당 239달러)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 이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