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공정률, 국토부 기준 계획 5.71%의 83% 수준
국토부도 "2024년 6월쯤 준공" 공사 지연 인정

정부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작년 6월에 착공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공정률이 현재까지 약 4.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률은 공사를 진행할 때 사업 속도와 완성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데, 국토교통부가 GTX A의 공정률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GTX A의 공사 현황 관련 자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공정률은 4.85%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이 자료에서 "8월 말 기준 계획 5.71% 대비 83.05%를 달성했다"고 밝혔는데, 목표치인 5.71%의 83.05%를 계산하면 현재 공정률(4.85%)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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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A는 계획 발표 만으로도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의 집 값을 들썩이게 만든 정부의 핵심 광역 교통 대책 사업이다. 서울 지역의 인구 과밀화에 따른 집 값 상승, 수도권 팽창을 해결하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핵심 교통 대책이다. 파주 운정, 킨텍스, 서울역, 삼성, 수서, 성남, 동탄간 약 79.9㎞ 길이의 철도로, 경기 북부와 남부를 잇는다. 현재 공사가 착공된 사업 구간은 파주, 일산, 삼성간 46㎞로, 정거장 5개, 차량기지 1개소가 포함된 구간이다.

GTX A의 총 사업비는 2조9017억원으로, 국비 1조486억원, 지방비 4382억원이 투입되고 민간투자비로 1조4149억원이 조달된다. 올해까지 집행 예정이던 예산은 1400억원인데, 9월 말 기준 집행된 예산은 580억원이다. 820억원 규모의 사업시행자 보조금이 집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GTX A의 완공 목표 시기를 2023년 말로 잡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공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은 국토부도 인정하고 있다. 국토부에서 제시한 GTX A의 예상 공사 기간은 60개월이다. GTX A가 첫 삽을 뜬 시기가 2019년 6월임을 감안하면, 완공 예상 시점인 60개월 후는 2024년 6월이다. 국토부 관계자도 "(GTX A 완공은) 60개월 후인 2024년 6월이 될 것"이라며 공사 지연 사실을 인정했지만, 2023년 말이라는 공식 목표를 수정하지는 않고 있다.

GTX A의 착공 기간은 60개월로 잡혀있는데, 14개월이 지난 8월 말에 공정률이 4.85%라는 것은 단순 비례식으로 따져봐도 무척 속도가 늦다. 낮은 공정률의 원인으로 국토부는 사업 초기 시행하는 토지 보상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말까지의 목표 공정률이 따로 있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 이를 달성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철도 공사가 목표 수준보다 1~2년 이상 늦게 완공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GTX A는 국토부가 밝힌 2023년이 아닌 2024~2025년 쯤 완공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GTX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대심도 공사다. 지하 20m 안팎을 다니는 일반 지하철과 달리, 지하 40~60m 아래까지 깊게 파서 철로를 놓는다.

최초로 건설하는 대심도 철도인 점을 감안해 각종 시행착오까지 고려하면, GTX A의 완공 시기는 1~2년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GTX A의 경우 재정 투입에 따른 문제는 거의 없어 패스트 트랙으로 공사가 진행될 수 있지만,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심도 공사다보니 공사 지역 주변 주민들의 민원 처리 등이 공사를 지연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에 GTX A가 지나가는 청담 지역의 주민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기도 했다.

김은혜 의원은 "10여년만에 GTX A노선이 착공됐지만 여전히 경기도민들을 희망고문하고 있다"며 "과밀화된 수도권 교통 문제 완화를 위해 노선이 조속히 완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및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