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흩어진 개인정보를 통합 조회·관리하는 본인신용정보관리(마이데이터)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사업을 본격 시작하기로 했다.

5일 현대카드 경영공시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회사 목적사항에 마이데이터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금융 정보를 개인이 직접 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대카드

최근 현대카드가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동맹’의 규모를 불리고 있는 행보를 두고도 마이데이터 사업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PLCC는 카드사가 아닌 기업이 카드사에 위탁해 자체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것을 가리킨다. 현대카드는 현대차(005380)·기아차·이마트(139480)·이베이에 더해 지난해 코스트코·SSG.COM·GS칼텍스를 PLCC 제휴 기업 목록에 추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대한항공·스타벅스·배달의민족·쏘카와 손을 잡아 기업 총 11곳과 PLCC 제휴를 맺고 있다.

PLCC 제휴는 실제로 현대카드 회원 규모의 팽창으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양도 방대해진 상황이다. 현대카드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821만명 규모였던 현대카드 전체 개인회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892만명으로 늘어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해서 PLCC 제휴를 맺는 건 아니지만, 향후 이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카드는 이미 PLCC를 활용해 수수료·이자 중심의 수익 모델이 아닌 ‘데이터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6월 ‘마케팅 데이터 플랫폼’인 ‘트루 노스(true north)’를 가동 중이다. 트루 노스는 현대카드가 쌓은 자체 소비 행태 분석 등 데이터를 통해 마케팅 효과가 높을 걸로 예상되는 고객을 선별하는 시스템으로, PLCC 제휴 기업들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 2월 마이데이터 산업이 자유업에서 허가제로 전환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현재 적격 업체를 걸러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4일 예비허가 사전 신청에 63개 업체가 몰렸을 만큼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1·2차를 나눠 차수별로 20여개사씩 심사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마이데이터 사업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자 유사 서비스를 제공해온 기존업체 40여곳에 마이데이터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심사 방식을 바꿨다. 기존 업체를 대상으로 한 허가심사는 내년 초쯤 완료할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은 카드사들에도 예외는 아니다. 전업카드사 중에선 롯데카드를 제외한 7개사가 예비허가 사전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카드처럼 사업목적을 변경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신한카드가 카드업계에선 최초로 사업목적 변경을 의결해 마이데이터업을 추가했고, 우리카드도 지난 7월 이사회를 열어 정관에 마이데이터업을 추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