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온라인으로 급하게 결제해야 하는데 핸드폰을 잃어버렸어. 엄마 폰으로 결제 한번만 해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추석명절을 맞아 가족 사칭 결제요청·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 재난지원금·택배 배송 확인 등과 관련한 스미싱(문자 결제 사기)이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증가될 걸로 우려된다며 29일 주의를 당부했다.

추석 스미싱 예방과 대처법을 담은 금융위원회 제작 웹툰의 일부.

딸·아들을 사칭해 급하게 도움이 필요하다며 부모에게 문자메시지(SMS) 등으로 접근하는 유형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려 컴퓨터를 이용해 문자를 보낸다며 급한 온라인 결제를 부모 휴대전화로 대신해달라고 부탁하는 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모는 자녀가 문자를 발송한 것이 맞는지 직접 통화해서 확인하고 카드사에 직접 결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결제·회원 인증 등의 사유로 피해자에게 주민등록증 사본·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신용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스미싱의 특징이다. 사기범은 피해자 휴대전화로 결제나 인증을 처리하기 위해 원격조종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유도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추석명절’ 등 상황을 악용한 허위 내용의 문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금융사의 지연이체서비스 등 사기 예방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이 소개한 사기 예방 제도·서비스로는 ▲지연인출·이체제도 ▲지연이체서비스 ▲입금계좌지정 서비스 등이 있다. 현재 전 금융권에 도입돼있는 지연인출·이체제도는 100만원 이상 현금이 송금·이체된 통장에서 누군가가 자동화기기를 통해 출금·이체할 시 이를 30분간 못하도록 막는 것으로,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피해금을 인출하기 전에 사기범 통장의 지급 정지를 쉽게 하기 위한 조치다.

지연이체서비스는 보이스피싱·송금착오 등 피해방지를 위해 이체 시 고객 본인이 지정한 일정 시간 경과 후에 자금이 입금되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체 지연 시간은 최소 3시간 이상으로 설정할 수 있으며, 최종 이체처리 시간 30분 전까지 사기를 인지하는 일이 생긴다면 취소가 가능하다. 입금계좌지정 서비스는 본인의 지정계좌로는 1일 최대 5억원까지 자유롭게 송금이 가능하고, 지정하지 않은 계좌로는 최대 100만원 내 소액 송금만 허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두 서비스는 인터넷뱅킹이나 영업점 방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스미싱·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추석 스미싱 예방과 대처법을 담은 웹툰을 금융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소개하고, 이동통신사의 보이스피싱 경고 문자 발송·지상파를 활용한 공익 캠페인 광고·보이스피싱 신종 사례 등을 담은 홍보 영상 배포 등도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또 행정안전부와의 협의를 마무리해 새로운 보이스피싱 기법들이 생길 때마다 재난문자 형태로 경고문자를 발송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