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리딩방’이 기승을 부리자 금융당국이 집중 감시에 나섰다.

리딩방은 소위 ‘주식 전문가(리더)’가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매매하도록 추천하는 단체 대화방이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용료를 받고 있지만 투자자 손실에 책임을 지지 않고 대부분은 금융 전문성을 검증받지 않았다. 돈을 받고 도망가는 ‘먹튀’나 무등록 일대일 투자자문, 허위광고 등 불법행위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무료 리딩방을 통해 투자자들을 유료 회원으로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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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외주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리딩방 등을 통해 부정확한 정보가 유포되는데 이런 부분을 주의 깊게 보면서 단속하려고 한다"고 했다. 국내 주식보다 정보가 부족한 해외주식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을 틈타 부정확한 정보나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퍼뜨려 이익을 보는 이들을 막겠다는 의도다.

리딩방과 비슷하지만 최근 별도 이용료를 받지 않고 매매 종목이나 시점을 집어주는 유튜브 채널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튜브를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정설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책임 있는 금융회사가 내놓는 객관적인 분석 자료를 다양하게 참고해서 투자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 잔액은 24조6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07%나 늘었다. 7월 한 달만 놓고 보면 해외주식 순매수액이 약 3조6000억원으로 국내주식 순매수액인 약 3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금리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됐고 각 증권사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친 점이 맞물려 지난해부터 해외주식 투자가 꾸준히 늘어났다. 다만 해외주식 투자는 주가 등락과 함께 환율 등락에 따른 환(換)리스크(위험) 등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추이, 미 대선 등 불안 요인에 따라 세계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한 미 나스닥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품’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기 의혹이 불거진 수소전기차 회사 니콜라의 주식이 급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다.

이에 금융당국은 일부 증권사가 해외주식 투자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 중인 유의사항 안내 서비스를 전체 증권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