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노출'로 사용이 중지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인원이 25일 현재 최소 22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 22일만 해도 상온에 노출된 백신은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었다.

국가접종용 독감 백신이 부실 유통된 사태를 조사 중인 질병관리청은 이날 중간 점검 결과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상온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백신이 전날까지 서울, 부산, 전북, 전남 등 4개 지역에서 총 105명에게 접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중 60명은 전북 전주의 1개 병원에서 접종한 인원이다.

25일 브리핑에 참석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오른쪽)과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

그런데 이와 별개로 전주시는 이날 현재까지 전주시민 179명이 상온 노출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공개했다. 질병청과 전주시의 발표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4개 시도에서 최소 224명이 문제의 백신을 접종받은 셈이다.

질병청은 "전주시가 밝힌 179명은 전주시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숫자"라면서 "접종이 시행된 병원을 계속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숫자는 계속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주에 있는 병원은 국가 공급 백신과 민간 공급 백신을 구분하지 않고 관리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이 병원 접종자 594명 중 60명이 상온 노출 사고가 의심되는 백신을 접종했다.

질병청은 1차로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백신이 공급된 5개 지역 60만~75만명 분에 대해 750명분을 샘플을 추출해 검사하고 있다. 질병청은 추가 조사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물량이 나오면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검사 기간은 2주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독감 백신은 제조사의 자체 안정성 검사에서 25도에서 최소 14일에서 최대 6개월까지 품질이 유지된다. 다만 질병청과 식약처가 주관한 전문가 자문회의는 "독감 백신이 밀봉된 상태로 공급되는 특성상 품질 변화 가능성은 작지만, 상온 노출될 경우 백신의 효과가 저하됐는지 검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질병청은 백신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을 때 이 백신은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오전 브리핑에서 "정부가 조달계약을 통해 1259만명분 정도를 매입해 도매상이 의료기관에 공급하는데, 약 500만 도즈 정도가 공급된 상황이나 아직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22일부터 무료 접종을 하려고 했는데, 백신 배송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확인돼 21일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일시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