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특정 근거 어디있나"
"말로만 규탄유가족에 통보없어"
"불합리 추정적 처리하면 강력 대응"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소각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친형이라고 주장한 이모씨가 24일 "월북이라는 단어와 근거가 어디서 나왔는지 왜 콕 짚어 특정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동생의) 신분증과 공무원증이 선박에 그대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생이라고 특정하여 언론에서 쓰레기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이렇게 적었다.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이씨는 "정부는 말로만 (북한을) 규탄한다 떠들지 말고 최소한 유가족인 저에게 아무런 통보도 없다"며 "참담하기 그지없는데 어떻게 이따위 보도가 나가는지 미쳐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종되어 해상 표류 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헤엄쳐서 갔다?"며 "조류는 가만있지 않으며 사고 당시 11물이었고 이 해역은 다른 지역보다 조류가 상당하다"라고 했다.

이씨는 이날 올린 다른 글에서는 "정부의 발표를 기다리지만, 정부에서 국민의 생명을 불합리하게 몰아가고 추정적으로 처리한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라며 "현장에서 많은 시뮬레이션과 나름대로 예측하고 점검하고 있지만 황망한 결과로 저만큼 괴롭고 힘들고 참담한 사람이 어디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은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서도 "황망한 결과로 저만큼 괴롭고 힘들고 참담한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힘들고 괴롭다"고 했다.

이 씨는 지난 23일에는 "남의 시신까지 확인하고 갑자기 (동생이) 북한에 있다고 해서 하루 종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통일부, 서해어업단에 확인하고 전화를 주고받느라 정신이 혼미할 정도"라고 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해당 사건과 관련 "월북 관련한 부분을 군에서 설명했지만 첩보를 통해 일단 확인이 됐다"며 "그 뒤 해경에서 추가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해당 관계자는 '유가족들은 월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지적에는 "수사에 관한 사안이라 조금 지켜보자"고 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지난 21일 오후 1시쯤 소연평도 남쪽 2㎞ 해상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수행하던 선원 A(47)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씨는 실종 다음 날 사고 현장을 찾아 직접 수색에 동참해왔다. 해양경찰과 해군 등은 선박과 항공기 20여대를 투입해 수색 작업을 펼쳤다. 이씨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밤새 뜬눈으로 지새우고 간절한 마음으로 사고 선박에 승선, 현장 점검과 수색 범위를 체크한 다음 해경 함정으로 이선해 공조 수색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22일에는 "해경에 수색 헬기를 요청했는데 두 대가 다 고장 났다"며 "한 대를 최대한 빨리 수리해서 보낸다는데, 오후 4시에 도착했다"고 했다. 사고 지점 인근에서 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한 이후에는 "키가 동생보다 작고 심하게 부패해 (신원) 확인 불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