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고려대 교수팀, 로봇 '컬리'에 '적응형 심층 강화 학습' 적용
"변수 많고 시시각각 변하는 빙판… 드론·자율주행차에 응용 기대"

AI 컬링로봇 ‘컬리’

국내 연구진이 만든 인공지능(AI) 컬링로봇이 새로운 학습을 거쳐 국내 최고 수준의 컬링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고려대는 이성환 인공지능학과 교수 연구팀이 AI 컬링로봇 ‘컬리(Curly)’에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학습하는 ‘적응형 심층 강화 학습’을 적용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이날 개재됐다.

컬링은 얼음 위에서 벌어지는 게임인 만큼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빙판 위의 체스’로 불린다. 이 교수는 "경기장 온도, 습도, 정빙 정도 등에 따라 빙판이 불규칙하게 변하기 때문에 컬링 스톤을 원하는 곳에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 숙련된 선수들도 수년간 빙판 상태를 파악하는 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서 로봇이 재학습 없이 실시간으로 적응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응형 심층 강화 학습법을 적용했다. 그 결과 컬리는 3~4일의 훈련만으로도 숙련된 선수 수준의 경기 수행 능력을 보였다. 로봇이 던진 스톤이 실제 움직인 거리와 목표거리 간 평균 오차는 적응형 심층 강화 학습을 거치기 전보다 훨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개발돼 평창동계올림픽 직후 춘천기계공고 컬링팀에 0:3 완패했던 컬리는 업그레이드 후 국내 최고 수준의 여성 컬링 선수와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상비군 등으로 인간팀을 상대로 3:1의 성적을 거뒀다.

컬리의 작동 시스템.

컬리에 적용된 기술은 빙판 위뿐만 아니라 돌발변수가 많은 다양한 환경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모든 변수를 측정해 학습하는 게 불가능한 실제 환경에서 사용되는 드론이나 자율주행차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