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Nikola)의 추락으로 받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1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GM의 주가는 4.8% 하락했다. 이날 니콜라는 전장보다 19.3% 내려간 27.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니콜라가 2018년 공개한 수소트럭 ‘니콜라 원’의 주행 장면.

미 경제 전문지 포천은 22일 양사가 이달 초 체결한 전략적 업무협약(MOU) 조건을 들어 GM이 니콜라의 ‘사기 논란’으로 입을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당초 니콜라가 GM에 과연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지 불분명했다는 지적이다.

포천은 "일부 투자자들은 계약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는 점에서 니콜라의 비즈니스 모델을 의심해왔다"며 "니콜라는 오랫동안 배터리와 연료 전지 기술에서 자체적으로 발전을 이뤘다고 선전해왔다. 투자자들은 그랬던 니콜라가 바로 그 핵심 기술들을 왜 GM으로부터 전수받는지 의문스러워 했다"고 꼬집었다.

GM은 앞서 20억달러(약 2조3200억원) 상당의 니콜라 지분 11%를 현금 투입 없이 확보했다. 수소차 생산에 필요한 연료 전지와 전기 배터리 등을 공급하는 대가였다. 기술 공유 값으로 니콜라로부터 최대 7억달러(약 8100억원)도 받기로 했다. 니콜라가 수소차 판매 확대를 통해 주(州)정부로부터 받게될 ZEV(Zero Emission Vehicle) 크레딧의 80%도 GM 몫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ZEV는 총 자동차 판매량의 일정 비율을 전기차로 생산하도록 하는 제도다. 판매한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따라 크레딧이 차등 지급되며 규제치를 채우지 못할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포천은 GM이 비용 부담 없이 전기차 사업 부문에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니콜라는 지난 7월 수소전기 픽업트럭 배저(Badger) 개발에 GM과 협력하며 9억달러(약 1조485억원) 상당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서는 니콜라의 미래가 불투명하지만, 협업이 지속될 경우 GM은 최근 공개한 새 배터리 ‘얼티움(Ultium)’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포천은 니콜라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된 스티븐 거스키가 GM 출신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거스키 신임 의장은 GM과 니콜라의 제휴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 벳코IQ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으로 GM의 기업 평판이 약한 타격을 받을 수는 있으나, 설령 니콜라가 완전히 무너지더라도 직접적인 손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포천은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니콜라 투자자들의 자금이 배저를 개발하는 GM의 기술자들에게 흘러 들어갈 것이고,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져 니콜라가 더이상 투자를 끌어내지 못할 때에는 GM이 니콜라의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면 된다"는 설명이다.

‘제2의 테슬라’로 각광받던 니콜라는 지난 10일 공매도 전문기관인 힌덴부르크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로 촉발된 ‘사기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힌덴부르크 리서치는 "니콜라가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도입했다고 주장한 트럭은 존재하지 않는다" "운행 영상이라고 공개한 건 일반 트럭을 언덕 위에서 굴린 것에 불과하다"며 관련 증거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미 증권거래위(SEC)와 미 법무부가 각각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니콜라 주가는 GM과의 MOU 이후 얻은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니콜라는 힌덴부르크 리서치의 주장을 부인하는 대신 "당시엔 개발 단계였지만 지금은 해당 기술이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창업자 겸 회장이었던 트레버 밀턴은 결국 20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GM은 "니콜라에 대한 적절한 실사를 거쳤다"며 니콜라와 협업을 이어갈 뜻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