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회피 심리 증폭, 환율 7거래일 만에 상승
"재봉쇄, 예견됐던 상황…환율 하락 여지 있어"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7원 상승하면서 1160원대로 복귀했다. 유럽 재봉쇄를 비롯한 악재에 위험회피심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0원 오른 1165.0원에 마감했다. 이날 5.9원 오른 1164.9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1160원 대를 웃돌며 상승폭을 키웠다. 환율은 지난 11일(1186.9원)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해 전날 1158.0원까지 내려간 바 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이처럼 환율이 급락한 건 글로벌 악재가 쏟아진 여파다. 유럽 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봉쇄 강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스페인 등이 일부 봉쇄를 강화했고, 영국도 2주가량 술집과 식당 등의 영업을 제한하는 등의 ‘미니 봉쇄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요 글로벌은행의 불법 자금 세탁 논란도 위험회피 심리를 부추겼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의 의심거래보고(SAR) 자료를 분석한 결과 JP모건체이스를 포함해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2조 달러가량의 대규모 불법 의심 거래를 장기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악재에 유럽 증시에 이어 뉴욕증시도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8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3% 내렸다. 이에 국내 증시도 외인·기관 팔자세에 급락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6.80포인트(2.38%) 내린 2332.59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하루에만 1조원 넘게 순매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24.27포인트(2.80%) 내린 842.72로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 재봉쇄 가능성은 예견됐던 만큼 위험회피심리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환율의 낙폭의 컸던 만큼 악재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해외투자 은행들의 자금 세탁 이슈도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크게 미칠 변수는 아니다"라며 "여전히 환율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