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국·추미애 언급하며 "공정이 무너지고 있다"
진중권 "'아빠 찬스 있으면 엄마 찬스도 있어야 한다'는 게 文대통령의 '공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오전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 6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왼쪽 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저녁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공정'을 37번 말하며 강조한 것에 대해 야당은 "부모 덕 본 자식 얘기만 벌써 2년째"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국, 추미애 사태 이후 '공정'을 말하다니, (문 대통령이)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년 여러분, 저는 여러분과 우리 사회의 공정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서 공정을 화두로 연설했다.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지언정 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라고 했고, "우리 정부는 청년들과 함께하고자 했고, 공정과 정의, 평등한 사회를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고도 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을 해소하는 일이, 한편에서는 기회의 문을 닫는 것처럼 여겨졌다"며 '불공정 논란'을 일으켰던 '인국공 사태'를 에둘러 사과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 연설에 대해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하고 있으며, 반드시 이에 부응하겠다'고 했지만, 큰 기대는 어렵다"며 "뻔한 불공정이 버젓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대변인은 "부모 덕 본 자식 얘기만 벌써 2년 째"라며 "모르는 사이에 채용, 교육, 병역, 사회, 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무너지고 있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의혹,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택적 정의'와 '차별적 공정'은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며 "공정 실현 의지를 믿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이날 문 대통령 연설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조국, 추미애 사태 이후 '공정'을 말하다니 어딘가 딴 세상에 사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이란 '아빠 찬스가 있으면, 공평하게 엄마 찬스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벨기에 왕위계승 서열 1위 엘리자베스 공주가 육군사관학교에 자원 입대해 동기생들과 똑같이 훈련을 받고 청소를 하는 등 '공정'하게 생활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올리고, "민주 공화국의 장관 아들이 벨기에 왕실도 누리지 못하는 특권을 누린다"고 썼다.

엘리자베스 벨기에 공주가 지난 10일 뷔트겐바흐의 엘센보른 벨기에 육군캠프에서 군사입문훈련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