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3년 만에 교체된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가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초기 대응을 비판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35년간 친분을 유지해왔다.

2017년 6월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가 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는 모습.

브랜스태드 대사는 18일(현지시각) CNN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우한에서 억제될 수 있던 것이 결국 세계적인 유행병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중국의 시스템은 일을 은폐하고 처음 문제를 지적한 의사들을 처벌했다"고 했다.

이날 그는 코로나19 초동대응 실패 뿐만 아니라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과 홍콩과 남중국해, 인도와의 갈등 등 중국 외교와 관련한 민감한 문제도 직접 거론했다.

브랜스태드 대사는 "중국의 공산주의 체제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이러한 문제를 일으켰고, 그것은 비극"이라면서 "위구르족에 대한 학대, 홍콩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한 일들은 세계 많은 사람을 멀어지게 했다"고 했다.

그는 "시 주석은 중국을 위한 매우 강한 지도자이지만 중국은 공산주의이며 권위주의 체제"라면서 "안타깝지만 우리는 매우 다른 체제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 2016년 12월 주중 대사로 발탁된 브랜스태드는 1980년대부터 당시 지방 관료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알고 지냈다. 2012년 시진핑 주석이 부주석 자격으로 방미했을 때 만나기도 하는 등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음달 퇴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NN은 "궁극적으로 개인적 관계가 양국 관계를 이롭게 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