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종 박사 "몰리브덴 단가, 백금의 1000분의 1"
부식 일으키는 문제 해소… "내구성 26배 향상"

인화몰리브덴에 타이타늄을 섞은 촉매.

수소 생산에 필요한 귀금속 촉매와 성능이 맞먹는 저렴한 촉매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유성종 수소·연료전지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백금(Pt)을 사용하지 않고도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인 몰리브덴(Mo)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수소를 얻는 주된 방법은 물을 전기분해하는 것이다. 적은 에너지 투입만으로 전기분해 반응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내 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백금 촉매가 쓰이고 있다. 백금은 지구상 매장량이 비교적 적은 귀금속으로 분류돼 그만큼 수소 생산 비용을 높이고 있다. 백금을 사용하지 않는 비(非)백금 촉매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제껏 개발돼온 비백금 촉매는 내구성이 낮아 실제 사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열분해 공정을 통해 인화몰리브덴(MoP)에 타이타늄(Ti)을 조금 섞은 새로운 촉매를 선보였다. 유 박사는 "주성분인 몰리브덴은 매장량이 많아 단가가 백금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자연상태의 몰리브덴은 쉽게 부식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타이타늄을 섞는 과정에서 내부 구조가 바뀌어 부식성이 크게 개선됐다. 부식 등에 대한 내구성을 측정해본 결과 기존 비백금 촉매보다 26배 높아졌고, 백금 촉매보다도 2배 정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유 박사는 "비백금 촉매의 효율과 안정성을 백금 촉매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친환경 수소에너지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