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일러스트.

'집단 면역' 전략으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던 스웨덴이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확진자 수를 나타내고 있다. 스페인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각) 이같은 소식을 전하고 "'통제' 대신 '자율'을 택했던 스웨덴의 방역 전략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스웨덴이 국제적인 특이값(outlier, 아웃라이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웃라이어란 앞뒤 흐름을 벗어난 통계치를 말한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따르면 스웨덴의 최근 14일간 누적 확진자는 인구 10만 명 당 22.2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인구 10만 명 279명의 스페인, 프랑스(158.5명), 체코(118명), 벨기에(77명), 영국(59명)보다 훨씬 낮다. 이들 모두 봉쇄정책(락다운)을 시행했던 국가다.

스웨덴은 인접국 노르웨이와 덴마크보다 낮은 하루 확진자 수를 보이고 있다. 13명의 코로나19 환자만이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고 최근 7일간의 평균 코로나19 사망자는 0명이다.

가디언은 스웨덴이 다른 국가들과 달리 강력한 봉쇄 정책을 실시한 적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웨덴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공동체 구성원 중 60~70%가 항체를 보유해 전체 감염 확률을 떨어뜨리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로 느슨한 통제를 유지해 왔다. 감염자 수의 급증과 급감을 반복하는 것보다 낮은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전염병 대응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스웨덴의 이런 시도는 초기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스웨덴 누적 확진자 수는 8만7000여명으로 덴마크(2만여명), 노르웨이(1만2000여명), 핀란드(8000여명) 등 다른 북유럽 국가들보다 월등히 많다.

하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가 계속 줄어들면서 집단 면역 전략이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웨덴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혔다고 판단하고 주요 방역책 중 하나였던 양로원 방문 금지 지침을 이날 철회했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장은 "다른 나라와 달리 재유행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전략이 결국 어떤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보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오픈업 전략이 락다운 전략보다 낫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나스 루드빅슨 스톡홀름대 교수도 "스웨덴 전략은 오래 지속가능하다"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 바이러스의 전파율은 현저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스웨덴은 16세 이하 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개방해 매일 출석시켰다. 대학교도 다시 열린다. 50명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가급적 집에서 일하라고 권고했지만 상점, 레스토랑, 체육관은 계속 열었고 마스크 착용은 지금도 권장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이 집단 면역 방식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스웨덴 측의 입장은 다르다. 의료 서비스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장기전’이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입증될 것이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