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거주자 외화예금 885.4억달러… 한달새 11.4억달러 ↑

8월말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석 달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 외화예금이 결제자금 수요로 대폭 늘어난 반면 개인 외화예금 규모는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0년 8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885억4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1억4000만달러 늘었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위폐감별실에서 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 3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건 6월부터 석 달 째다. 다만 8월에는 증가폭이 7월(28억7000만달러), 6월(36억1000만달러)보다는 줄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보유한 국내 외화예금을 합한 것이다.

지난달 외화예금 증가를 이끈건 기업들이다. 기업 외화예금(709억9000만달러)은 13억달러 증가했지만, 개인 외화예금(175억5000만달러)은 1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화예금 중 달러화 예금(765억9000만달러)이 3억7000만달러 늘었는데, 이중 기업 달러화예금이 결제 대금 예치 등에 따라 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개인 달러화예금은 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전체 달러화 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로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p) 낮아졌다. 지난 1월 23.7%까지 치솟았던 개인 달러화 예금 비중이 7개월 만에 3%p 넘게 줄어든 것이다. 일반기업의 결제대금 예치가 증가한 반면, 개인은 환율이 하락하자 달러 확보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월말 기준 1191.3원에서 지난달말 기준 1187.8원으로 하락했다.

유로화 예금(41억5000만달러)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일시 자금 예치로 7월보다 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엔화 예금(47억6000만달러)은 일부 기업의 배당금 지급을 위한 엔화 예치 등으로 증가했으나 위안화 예금(14억9000만달러)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