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스타트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의 기업공개(IPO)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이례적으로 공모주 투자에 나서면서 상장 첫날에만 8억달러(약 9400억원)를 벌어들였다.

16일(현지 시각) 미 CNBC에 따르면 이날 스노우플레이크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111% 급등하며 종가 253.93달러를 기록하면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은 7억3000만달러(약 8600억원)에서 15억5000만달러(약 1조8200억원)로 증가했다.

이날 스노우플레이크의 최고가인 319.00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수익은 한때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버핏 회장이 공모주 투자에 손을 댄 것은 지난 1956년 포드(Ford)의 IPO 이후 처음으로, 그는 평소 신규 IPO주 매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는 2016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회의에서 "IPO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은 매일 로또에 당첨되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공모주 투자를 ‘복권’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버(Uber) IPO가 큰 화제를 모았을 때도 버핏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54년 안으로 버크셔 해서웨이가 갓 상장한 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일은 없다"고 단언한 적이 있다.

워런 버핏은 최근 몇년간 기술주를 회피해 왔던 그의 오랜 습관을 뒤집기도 했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 포트폴리오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애플(APPL)로,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지 기반이 돼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NBC는 이번 스노우플레이크 투자가 지금까지 정보기술(IT) 관련 투자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던 버핏 회장이 IT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는 반증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설립 투자자인 서터 힐 벤처스(Sutter Hill Ventures)의 마이크 스피저 상무이사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자라 불리는 워런 버핏이 스노우플레이크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