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성균관대, ‘수직 이온-젤 트랜지스터’로 인공 시냅스 개발

인공 시냅스 구현에 쓰인 ‘수직 이온-젤 트랜지스터’.

국내 연구진이 뇌세포 종류인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를 인공적으로 구현했다.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칩의 성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정호 연세대 교수와 박진홍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수직 이온-젤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지난 14일 게재됐다.

사람의 뇌에는 1000억개의 뉴런과 이들을 연결하는 100조개의 시냅스가 있다. 뇌 기능을 모방하는 뉴로모픽칩은 뉴런을 인공적으로 구현해왔지만, 집적도의 한계로 시냅스까지 제대로 구현해내지는 못했다. 시냅스는 신호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강화·약화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뉴로모픽칩의 성능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냅스 구현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전기가 통하는 고체 물질인 이온-젤을 활용해 3차원 수직 구조를 갖는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2차원 트랜지스터보다 회로가 단순해지고 집적도를 올리면서도, 전류를 세밀하게 조절하는 등의 시냅스 기능을 구현해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시냅스 소자가 높은 패턴 인식률을 보이는 등 뉴로모픽 컴퓨팅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면적 공정이 가능하고 유연한 기판에 제작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인공지능(AI)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조 교수는 "신경이 손상된 환자의 신경을 대체하는 등 의료 분야에 활용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