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KB금융(105560)은 작년말 핵심 계열사 7곳의 CEO 전원을 유임하면서 '1년 더'를 외쳤다. 지난해 유임된 계열사 CEO 임기가 올해 말 대부분 돌아온다. 윤 회장이 한번 더를 선택할지 새판짜기에 돌입할지가 관건이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건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KB금융은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으면 통상 2년 임기를 마친 뒤에 1년을 연임하는 '2+1' 방식으로 CEO 인사를 해왔다. 작년 11월에 1년 연임에 성공한 허 행장은 올해 11월에 '2+1'년의 임기를 모두 채운다.

‘2+1’ 이후에 추가로 연임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허 행장이 1년을 추가 연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수장을 교체하는 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허 행장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빛을 발한 덕분에 DLF 사태 등 크고 작은 금융사고를 KB금융이 잘 피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누구보다 허 행장의 공을 잘 아는 윤 회장이 허 행장을 1년 더 곁에 둘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허인(왼쪽) KB국민은행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KB금융의 보험부문을 책임지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개인고객부문을 총괄하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도 현안이 적지 않아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제 막 KB금융에 합류한 푸르덴셜생명을 안정화시키려면 보험에 잔뼈가 굵은 양 사장의 역할이 적지 않다. KB국민카드도 마이데이터 사업 등 현안이 많기 때문에 교체가 쉽지 않다.

교차 인사 가능성도 나온다. 허 행장과 이 사장이 올해나 내년에 자리를 맞바꾸는 식의 CEO 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허 행장과 이 사장은 모두 차기 회장 후보군이기 때문에 교체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3년 동안 연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허 행장과 이 사장이 은행과 카드를 바꿔서 맡는 식의 교차 인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계열사 CEO는 교체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CEO 중 일부를 교체해 사장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말 2년의 임기가 끝나는 KB증권 박정림·김성현 대표의 연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1’ 방식의 연임이 유력하지만 KB증권이 라임 펀드 사태에 연루돼 있는 것이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