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현대자동차' 검색 시 찾을 수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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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현대자동차'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은 22만3000개, 동영상 공유 미디어 틱톡(Tiktok)에서 현대자동차 검색 횟수는 28만을 기록했다. 현대차 뿐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기아자동차는 13만, 르노삼성과 메르세데스-벤츠도 각각 5만여개의 게시물을 찾을 수 있었다. 유명 인스타그래머. 유튜버, 틱톡커들은 차와 함께 사진을 찍고 직접 몰면서 자신의 팔로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자동차업계가 '인플루언서'에 빠졌다.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은 시작된 지 오래다. 하지만 최근 급속도로 성장한 유튜브와 SNS의 영향력에 따라 전통적으로 업계에서 주목하던 TV, 신문 등 클래식 미디어를 제치고 인플루언서와 그들의 채널을 통한 광고의 지분율은 눈에 띄게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2030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한 신차를 선보일때면 시승행사에 유명 인플루언서부터 초대하는 등 자동차 업계 곳곳에서는 '인스타스타' 모시기에 나선다.

10일 현대차는 최근 수소의 지속가능성을 알리기 위한 'H2U(Hydrogen to you)' 캠페인을 전세계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자동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자동차·모빌리티·테크 분야의 인플루언서도 있지만 음악과 패션, 사진 등 완전히 다른 분야의 인플루언서들도 참여해 수소 기술력과 수소 사회의 비전을 알릴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빅(VIK)튜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빅튜버들은 기아차 신형 모델에 대한 교육을 받고 매달 한 건씩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며 마케팅 활동에 참여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3월 진행한 'V60크로스컨트리' 시승행사에서 자동차 전문 인플루언서 외 자신의 색깔이 뚜렷한 인플루언서 40여명을 초대해 브랜드 스토리를 홍보했다.

지난해 기아자동차에서 시작한 기아차 유튜버 육성 프로그램 '빅튜버'.

자동차 업계는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이 흥행하는 이유를 '노출도'로 짚었다. 4분짜리 영상 하나로 끝나는 연예인 광고와 달리 인플루언서들은 일상에서 체험하고 느낀 바를 수차례 SNS에 올려 제품을 소비자에게 더 많이 노출시킨다. 댓글이나 메세지 기능을 통해 인플루언서가 직접 제품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해주는 효과도 있다. 이 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지는 유명 연예인과 달리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인플루언서가 설명하는 제품에 소비자들이 더 친밀감을 느낀다는 설명도 있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업계에서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는 주로 시승행사 초대로 이루어진다. 회사가 선정한 인플루언서들에게 시승 초대장을 보내 직접 차를 몰아보게 하고 제품에 대한 설명을 전한 뒤 인플루언서가 자유롭게 SNS나 유튜브 등의 채널에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원하는 자동차 시승을 회사에 직접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단순 제품 리뷰를 떠나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해 인플루언서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시승은 보통 하루에서 이틀 정도 대여해주고 사고 발생시 책임은 인플루언서 개인에게 있기 때문에 자동차회사는 아쉬울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업계가 신문과 TV광고 등 클래식 미디어를 통한 광고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제품을 론칭할 때 설정한 주요 타겟층에 따라 클래식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광고 비중, 또 인플루언서를 통한 광고 비율을 조정하고 있다.

예컨대 젊은 소비층을 타깃으로 한 준중형 세단의 경우 대형 세단에 비해 신문 광고를 줄이고 SNS채널을 통한 광고의 비중을 조금 더 늘리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따라 클래식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통한 광고 전략을 다르게 짜고 있다"면서도 "요즘은 중장년층 사이 유튜브의 인기가 워낙 높아서 뉴미디어의 지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무분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오히려 제품 이미지나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어 신중하게 고려한다는 업체도 있었다. 고급 자산의 이미지를 지향하는 세단 을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로 제작해 올리거나, 잘못된 정보를 인플루언서가 전달하는 경우도 꽤 생긴다는 것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커지면서 자신의 유명세를 빌미로 장기 렌털 등의 협찬이나 마케팅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과 달리 인플루언서들은 유명 일반인이기 때문에 사고를 치는 등 문제 생길 위험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브랜드와 제품이미지에 문제되지 않도록 마케팅 전 인플루언서에 대해 까다롭게 알아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