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도 덩달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

10일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해당 제재에 대해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 수출 허가 신청을 한 상태다.

이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삼성·SK하이닉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화웨이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두 회사가 거대 고객을 잃을 것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의 화웨이 강경 제재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큰 시련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의 협력 업체들은 (화웨이를 위해) 맞춤형 생산라인을 갖췄거나 중국에 공장을 세운 상태"라며 "(미국의) 화웨이 금지 조치는 어느 정도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화웨이의 모든 협력사에 대한 ‘금지 조치'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디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 부품 등을 공급하며 연간 약 10조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부와 SK하이닉스 매출 중 화웨이의 비중은 각각 6%, 15%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특히 SK하이닉스 측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정보소비연맹 샹리강 이사장은 "(한국의) 컴퓨터칩 생산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화웨이로의 공급을 중단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샹 이사장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법이나 규정이 아닌 정부의 행정명령"이라며 "11월 미국 대선에 따라 향후 (제재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이번 기회에 화웨이를 지원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