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플래그십 대형 세단 경쟁이 뜨겁다.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자동차 회사가 세단, 특히 플래그십 세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대형 세단 차급을 석권하면 그만큼 고급 브랜드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이 차급에 최근 신차가 쏟아져 나와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플래그십 세단이 '억'소리 나는 모델인 만큼 차별화된 파워트레인, 디자인 뿐 아니라 첨단 안전사양까지 쏟아붓고 있다. 자동차 회사의 얼굴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벤츠 더 뉴 S클래스.

◇럭셔리 세단 전통 강자, 벤츠 S-클래스

럭셔리 대형 세단의 전통 강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다. 1951년 220(W187) 모델로 출시된 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총 400만 대 이상 판매됐다. 한국은 중국·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S클래스를 많이 사는 나라다. 지난 2일에는 S-클래스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글로벌 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최초 공개됐다.

신형 S-클래스에는 벤츠의 '최초'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우선 세계 최초로 뒷좌석 에어백이 앞좌석의 뒷면에 내장됐다. 리어-액슬 스티어링(rear-axle steering) 기술도 처음으로 탑재됐다. 조향 각을 크게 만들어 큰 차지만 작은 차처럼 민첩하게 핸들링할 수 있게 돕는 기능이다. 뒷차축의 조향 각도는 10도까지 가능하며, 회전 원의 지름은 최대 2미터까지 작아진다.

벤츠 더 뉴 S클래스.

전자식 서스펜션(능동형 E-액티브 보디 컨트롤 서스펜션)을 기반으로 개발된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기능도 적용됐다. 측면 충돌이 예상될 경우, 순식간에 차체를 최대 80㎜ 들어 올려 탑승객 공간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차체도 새롭게 적용돼 중량은 가벼워지면서 충돌 안전성은 높아졌다. 신형 S-클래스는 국내 시장에는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 아우디, 디젤 엔진 탑재한 A8 출시…주행 재미까지

아우디는 최근 'A8'의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더 뉴 아우디 A8 50 TDI 콰트로’와 ‘더 뉴 아우디 A8 L 50 TDI 콰트로’를 출시했다. 아우디는 플래그십 세단인 A8에 V6 3.0리터 TDI 디젤엔진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차별화를 꾀했다. '회장님 차'지만 운전자의 주행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이내믹 올 휠 스티어링(Dynamic all-wheel steering)'을 통해 스포티한 핸들링에도 안정감을 준 것이 특징이다.

아우디 A8.

BMW 7시리즈는 작년 6월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지난 2015년 10월 나온 6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보강했다. 현재 뉴 7시리즈의 파워트레인은 6기통과 8기통, 12기통 가솔린, 디젤 엔진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구성돼 있으나, BMW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연례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7시리즈에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추가할 것이라고 했다.

볼보는 지난 1일 플래그십 세단 S90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직접적인 경쟁 차종은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지만 볼보 브랜드 내에선 최상위 세단인 만큼 관심이 모이고 있다. S90의 연간 판매량은 2018년 1104대, 2019년 1517대, 2020년은 1~7월 1020대였는데 신형 S90은 사전계약만 1000대, 지금까지 총 3000여대가 계약됐다. 현재 한국에 들여온 물량은 1000여대 뿐이어서 대부분의 고객들은 내년이 되어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스웨덴 본사와 협의중이며 지금 계약하면 6~7개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볼보 S90.

◇ 제네시스 G90, 한정판 모델 하루만에 완판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은 G90이다. G90은 EQ900의 부분변경 모델로 2018년 12월 출시됐다. 출시 2년이 지나면서 판매량이 다소 줄기는 했으나 매달 꾸준하게 팔리는 모습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1만7000여대, 2020년 1~8월은 6500여대가 판매됐다. 매월 1000여대 안팎으로 판매되는 추세다.

지난 6월에는 G90 2021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첨단 안전 사양을 보완했다. 주행 상황별로 진동을 최소화하고 바퀴가 진동을 흡수해 승차감과 안정성을 높인 '제네시스 어댑티브 컨트롤 서스펜션'을 모든 트림(세부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제네시스 G90 스타더스트.

한정판 모델도 내놨다. G90 스타더스트를 50대로 한정 출시한 것이다. 스타더스트는 은하수 아래에서 화려한 조명세례를 받는 유명 인사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회색 바탕에 반짝이는 입자가 보이는 카본 메탈, 비크 블랙 두 가지 색상이다. 일부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스타더스트 50대는 지난 6월 공개 당일 모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