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공간 내 사무 공간 마련' 인테리어 업체 호황
헬스장 대신 집에서 운동…'홈 피트니스' 시장 부상
교외 지역 주택 거래 증가...집에 대한 관심도 상승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미국 주거용 건축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미국 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확산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택 개량 분야는 오히려 활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 공간 내 사무 공간 마련에 대한 수요는 건축 및 인테리어 업계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집이 곧 사무실" 건축·인테리어 자재 업체 호황

주택 수리 용품 체인점 로우스(Lowe's)는 올해 2분기 매출이 30% 증가했다. 온라인 판매는 135%나 늘었다. 이 회사는 최근 분기별 주주 배당금을 9%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용품을 파는 홈디포도 7월에 끝난 분기 수익이 23% 늘었다.

특히 '홈 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코로나 대유행 장기화로 사실상 영구적인 재택근무에 돌입한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미 CNN비즈니스는 미국인들이 자기 집 뒷 마당에 조립식 건물을 설치해 이곳을 사무 공간으로 꾸미려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립식 건물 제조업체인 스튜디오 쉐드의 대표 마이크 코닉은 "코로나 대유행 이후 조립식 건물을 만드는 회사들의 영업이 어느때보다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집에서 일을 하고, 비싼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소재 사무실들은 문을 닫았다"며 "주문이 쉴 새 없이 들어온다. 인기모델은 64~240 평방 피트로, 최소 1만500달러(약 1250만원)를 받는다"고 했다.

CNN은 "집 외에는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미국인들은 주택을 좀 더 편안하고 기능적으로 만들기를 원한다"며 "미국인의 삶에 집이 중심적인 공간이 되자 주택 개량 회사들은 코로나 대유행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까지 뛰어든 '홈 피트니스' 시장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선 '코로나 시대 3대 필수품'으로 휴지와 고기, 그리고 펠로톤(Peloton)이 꼽힌다. 펠로톤은 뉴욕 소재 신생 홈트레이닝(Home training) 업체로, 운동기구와 온라인 콘텐츠를 판매한다.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의 헬스장이 문을 닫자 가정 내 피트니스 수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이에 러닝머신 등 가정용 운동기구와 피트니스 강사의 스트리밍 콘텐츠를 결합한 펠로톤의 홈트레이닝 서비스가 급부상한 것이다.

펠로톤은 매일 새로운 운동 강의를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 사용자가 밟는 페달의 회전수와 속도, 거리는 강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강사는 회원의 이름을 부르며 독려한다. 집에서도 1대1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펠로톤이 뉴욕의 고급 피트니스클럽을 각 가정으로 옮겨놨다"고 했다.

지난해 9월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 펠로톤의 주가는 올해 130% 이상 올랐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애플(Apple)도 최근 홈 피트니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내부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장 가능한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는 증거다.

CNN은 "펠로톤이 코로나 시대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정도로 열렬한 팬들이 많아졌다"며 "내 집에서 헬스장과 같은 서비스를 즐기고 편안하게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주택을 디자인하려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값비싼 도심 떠나 교외로" 주택 거래도 활발

한편 미 상무부는 7월 기존 주택 판매(총 586만가구)가 6월보다 24.7% 늘어나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7월 새 집 착공 건수(총 149만6000건) 역시 6월보다 22.6% 늘어났다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존 주택 판매는 전달 대비 24.7% 늘어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규주택 착공건수도 총 149만6000건으로 6월보다 22.6% 늘었다. 이는 2016년 10월 이래 최대 증가율이며, 착공건수도 코로나 대유행 직전인 올해 2월 이후 최대치다.

특히 주택 매매는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상무부는 밝혔다. 재택근무가 확대되고 값비싼 도심 임대용 아파트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교외 지역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전미부동산협회는 6월 주택 매매가격도 20.7% 급증했다며 "코로나 대유행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의 복합적 영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