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00권, 1시간 만에 소독하는 '파인박스' 개발
"문서, 유물, 도서 관리하는 솔루션 기업이 목표"

"카지노 칩 소독기를 만들어 줄 수 없겠냐는 문의도 있었습니다. 살균·소독 관련 분야의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생각했습니다."

대용량 책 소독기를 생산하는 김태완(45·사진) 이노윅스 대표는 밀려드는 주문 때문에 납기를 맞추느라 숨 가쁜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회사의 책 소독기 주문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5배가량 늘었다"며 "북미, 유럽, 중국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문이 많은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유럽이나 미주에선 고문서 보존·관리 분야가 활성화돼 있지만, 자외선으로 책을 소독한다는 발상 자체를 하지 못한 것 같다"며 "국내 기업에서 이 분야를 개척했기 때문에 가장 앞서간다"고 말했다.

2013년 3기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간 김 대표는 공공기관의 문서를 보존·관리하는 분야에 주목했다. 1년 동안 도서관, 박물관 등 문서기록관의 환경 개선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한 뒤 이노윅스를 설립했다. 2016년부터 자외선, 플라즈마 살균기술을 기반으로 ‘파인박스’ 책 소독기를 개발했다.

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파인박스 수납식소독기.

책 100권을 동시에 소독하는 ‘파인박스 수납식소독기’가 주력 제품이다. 소독에는 1시간이 걸린다. 주로 공공도서관과 초·중·고교 도서관에 납품한다. 김 대표는 "플라즈마 간접 기류방식을 사용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책을 한번에 소독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대용량 편의성 때문에 도서관에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비대면 대출을 구현하기 위해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새로운 형태의 소독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문서 보존처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회도서관 서고와 국립한글박물관 수장고 관리, 중앙대 도서관 방역 등을 맡았다. 김 대표는 "문서, 유물, 도서 관리에 최적화된 보존환경을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