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병상 부족이 우려되자, 정부가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 무증상·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 센터는 19일부터 운영된다. 정부는 태릉선수촌 이외에도 총 2000명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도권에 생활치료센터 5곳을 추가로 열고 센터 입실 기준도 1인 1실에서 2인 1실로 변경할 예정이다.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8일 "서울시가 태릉선수촌에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해 19일 문을 연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선수촌이 충북 진천으로 이전한 뒤 태릉선수촌 시설은 사실상 비어있는 상태다.

생활치료센터는 무증상·경증 환자 치료를 위한 시설로 지난 3월 대구·경북에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병상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구축됐다.

현재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경기 안산과 충남 천안에도 생활치료센터 2곳을 운영하고 있다. 2곳에는 총 440실이 마련돼 있는데 전날 기준 370실을 이용할 수 있는 상태다. 지금껏 중수본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은 10% 미만이었으나 나흘간 환자 수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16%까지 증가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는 현재 142실 규모의 서울 남산 유스호스텔 1곳뿐인데 현재 47실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창준 중수본 환자병상관리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태릉선수촌 외에) 서울시가 생활치료센터를 추가로 2개를 더 열 계획이고, 경기도도 3개 센터를 더 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1인 1실로 입소하던 것을 환자가 많이 생기게 되면 2인 1실로 입소 기준을 바꿔 전체적으로는 수도권 생활치료센터도 2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게 목표를 잡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반장은 또 "병상에 있는 환자도 상태에 따라 재분류해서 중증환자가 좀 나으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중등증 환자가 상태가 경증이 되면 생활치료센터로 전원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중대본은 수도권 내 확진자 급증 상황에 대비해 병상 확보도 준비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병상 500개 정도를 추가하고, 충청·강원권까지 합하면 1800개 병상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전날 오후 8시 기준으로 수도권 감염병 전담병원 내 병상은 1479개 중 660개(44.6%)가 비어있으며 중환자 병실은 339개 중 85개(25.0%)가 남은 상태다. 일반 병상은 5∼6일 정도, 중환자 병실은 1주일 정도의 여유분이 남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