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 9만8000대, 13개월 만에 첫 증가
테슬라 독주 지속…상하이 생산 '모델3' 1만1014대 판매
BYD·니오·샤오펑모터스 등 중국 전기차도 공세
차 번호판 늘리고 특별 보조금 주며 전기차 구매 유도

지난달 중국에서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중국 중앙·지방 정부가 전기차 구매 지원 정책을 확대한 것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독주 속에 중국 전기차 회사들의 추격도 거셌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7월 중국의 신에너지차량 생산량이 10만 대로, 지난해 7월 대비 15.6% 늘었다고 11일 발표했다. 지난달 신에너지차량 판매량은 9만8000대로, 같은 기간 19.3% 증가했다. 중국에서 신에너지차 판매가 늘어난 것(12개월 전 대비)은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국 테슬라의 세단형 전기차 ‘모델3’.

CAAM이 집계하는 신에너지차량은 순수 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플러그를 꽂아 충전하는 전동화 시스템과 가솔린 엔진을 모두 탑재한 차), 연료전지 차량으로 구성된다. 순수 전기차 비중이 압도적이다. 7월 신에너지차량 판매량 중 순수 전기차가 79.5%(7만8000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19.6%(1만9300대)를 차지했다.

지난달 중국에서 순수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 곳은 미국 테슬라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세단 전기차 ‘모델3’를 1만1014대 판매했다. 6월(1만4954대)보다는 판매량이 줄었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월간 판매량을 1만 대 이상으로 유지해 주도권을 지켰다는 해석이 나왔다. 테슬라는 올해 중국에 수퍼차저(테슬라 전용 급속 충전기) 4000개를 추가해 총 6500여 개의 충전 네트워크를 갖추기로 했다.

중국 BYD의 프리미엄 세단 전기차 ‘한(漢)’.

중국 차 회사 중엔 BYD(比亞迪·비야디)가 테슬라 다음으로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가장 많았다. 지난달 BYD는 총 1만5100대의 신에너지차량을 판매했다. 올 6월보다는 6.6% 증가했으나, 지난해 7월 대비로는 8.9% 감소한 수치다. 7월 전체 차량 중 신에너지차량 판매 비중은 48% 수준이다.

이 중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1만462대로, 지난해 7월 대비 10% 늘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지난해 7월 대비 48.6% 감소한 3339대로 집계됐다.

BYD는 지난달 중국뿐 아니라 유럽·미국 시장까지 겨냥한 프리미엄 세단 전기차 ‘한(漢)’을 출시했다. 순수 전기차 버전 3종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 1종으로 구성됐다. 중국에서 보조금 적용 후 최고 가격은 27만9500위안(약 4700만 원) 수준이다. ‘한’ 전기차는 7월 한 달간 1205대 판매됐으며, 사전구매 물량이 3만 대에 달한다고 BYD는 밝혔다.

중국 니오가 9월부터 판매하는 쿠페형 SUV 전기차 ‘EC6’.

중국 전기차 회사 니오(NIO·중문명 蔚来 웨이라이)는 지난달 중국에서 3533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7월을 포함한 3분기 전체로는 1만1000대 정도를 팔 것으로 예상했다. 니오는 현재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전기차 2종(ES8·ES6)을 판매 중이며, 다음 달부터 쿠페형 SUV 전기차 ‘EC6’을 인도할 예정이다.

니오는 11일 예상보다 나은 수준의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했다. 니오는 지난해 2분기 주당 44센트 순손실을 냈으나, 올 2분기엔 주당 15센트로 순손실 규모가 줄었다. 증권업계에선 니오의 2분기 순손실 규모를 주당 26센트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적 공개 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니오 주가는 8.59% 하락한 12.99달러로 마감했다.

중국 샤오펑모터스의 SUV 전기차 ‘G3’.

최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신청을 한 중국 전기차 회사 샤오펑모터스(Xpeng Motors·小鵬汽車)는 지난달 스포츠 세단형 전기차 ‘P7’을 1641대 인도했다. 올 4월 출시된 ‘P7’은 충전 1회당 주행거리가 706km로, 현재 나온 중국 전기차 중 가장 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하반기에 접어들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타격을 서서히 털어내는 분위기다. 하지만 올 한 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판매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CAAM은 올해 중국 신에너지차량 판매량이 110만 대로, 2019년(121만 대)보다 11%가량 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은 48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8% 감소했다.

중국 베이징의 주차장.

중국 정부는 중국을 ‘전기차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보조금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2025년까지 전체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을 25%로 높이는 게 중국 정부의 목표다.

중국 정부는 올해가 마지막이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2022년까지 2년 연장했다. 전기차 취득세도 2022년까지 면제된다. 지난달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중소도시에서 중국 자동차 회사가 만든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시골까지 전국 구석구석 충전 시설을 깔아 전기차 접근성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 베이징현대가 판매하는 SUV 투싼.

지방정부 차원의 전기차 구매 지원과 산업 육성책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가 강타한 상반기, 상하이, 저장성 항저우, 광둥성 광저우·선전 등의 지방정부는 전기차 번호판을 늘렸다. 중국은 대기오염과 교통량을 줄이기 위해 번호판 추첨제를 운영 중이며, 추첨된 사람만 차를 살 수 있다. 수도 베이징도 이달 초 올해 차량을 보유하지 않은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차 번호판 2만 개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남부 하이난성은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다. 하이난성을 비롯해 광둥성 광저우, 쓰촨성 등에선 경기 부양 차원에서 전기차 구매자에게 1만 위안(약 170만 원)의 보조금을 주는 정책을 내놨다. 베이징은 2022년 말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5만 개 이상 추가하고 배터리 교환 시설도 100여 개 늘리기로 했다.

7월 전기차를 포함한 중국의 전체 자동차 판매는 넉 달 연속 증가했다. CAAM은 7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211만 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 6월 대비로는 8.2% 줄었으나, 지난해 7월 대비로는 16.4% 증가한 수치다. 1~7월 차 누적 판매량은 1236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7%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