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자진 사퇴
카말라 해리스 의원은 처음부터 '논리적 선택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 출신의 초선 상원 의원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선택하기까지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해리스 의원을 최종 선택하기까지 백인 여성인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유력한 후보로 고려했다가 결국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상원 의원이 지난해 7월 31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0년 대선 후보 토론회 둘째날 밤 개막을 앞두고 무대에 올랐다.

11일(현지 시각) AP통신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의 정치 경력 중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까지 관련된 정보를 알고 있는 10명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전했다. 대부분은 사적인 대화로 이뤄져 익명으로 취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후보 지명을 확정하기 전부터 러닝메이트가 여성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점점 더 여성, 유색 인종, 젊은 유권자로 구성되고 있는 민주당의 특성상 77세이자 백인 남성인 바이든 자신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자진 사퇴

보도에 따르면 당초 해리스 의원 외에도 백인 여성인 미시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됐다.

AP통신은 "바이든은 휘트머 주지사의 명성과 코로나 발병에 대한 그의 공격적인 반응에 끌렸지만, 늦은 봄까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해 (최종 후보 선택을 두고) 인종과 불평등에 대한 전략적 계산이 고려됐다"고 전했다.

또 휘트머 주지사 역시 바이든 측에 러닝메이트 자리에 고려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했고 오히려 흑인 여성을 뽑으라고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이든은 휘트머 주지사가 혼혈인 것을 원했고 6월 중순에도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 선택을 위한) 집중적인 두번째 조사를 계속할 것인지를 물었다.

AP통신은 "그러나 국가적으로, 민주당 측면에서도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대두되자 흑인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고 바이든 역시 흑인 유권자들이 그동안 대선에서 해온 중요한 역할에 대해 동의하게 됐다"고 전했다.

◇ 카말라 해리스 의원은 처음부터 ‘논리적 선택지’

처음부터 바이든 전 부통령 측 고문들도 해리스 의원을 논리적인 선택으로 봤다. 해리스 의원은 당의 가장 인기 있는 인물 중 한명이었으며, 능숙한 토론자였고 모금 기여자였다. 그는 또한 이미 선거 운동 기간 철저한 조사를 받았고 바이든 측은 해리스 의원이 선택된다면 놀랄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리스 의원의 잠재적인 단점 역시 바이든 고문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 검사로 근무한 그의 이력상 이미 예비 선거에서 일부 젊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회의적으로 간주됐고 형사 사법 제도의 불평등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을 배경으로 더욱 면밀한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또 해리스 의원이 1970년대 ‘스쿨 버스 운행’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바이든 전 부통령에 가혹하면서도 세게 드러낸 일화도 있다. 이로 인해 이번에 그의 러닝메이트 후보 선택 소식이 놀랍다는 세간의 평가도 나온다.

해리스 의원은 그러나 이전에도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단순히 ‘정치(politics)’라고 치부했다.

이 발언은 바이든 측 선거팀의 최고위층 여성들 중 일부를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해리스 의원 측 인사들이 이를 무마시키는 데 동원됐다.

AP통신은 "해리스 의원에 대한 개인적인 이력과 지도자로서의 인상에 대해 다른 주 전역의 공직자, 비즈니스 리더들 간에 여러 대화가 오간 결과, 그가 얼마나 지지를 받고 있고 왜 그런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바이든 선거팀 역시 해리스 의원을 러닝메이트 최고 후보 중 한명으로 추천한 것으로 끝났다"고 전했다.

한편 러닝메이트 후보 중 바이든 전 부통령과 가장 가까운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던 유력 후보 중 한명인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그와 최근 며칠간 두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다른 후보군들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일부 대화에서 "정부에서 다른 역할로 나와 함께 하는 것을 고려해달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