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중견·중소기업들이 코로나에 대처하기 위해 비대면(非對面)에 뛰어들고 있다. 3차원(3D) 가상 공간에서 의류 샘플을 선보이거나 홈쇼핑 판로를 확대하는 것이다. 해외 여행이 막힌 상황에서 인공지능으로 해외 명품을 값싸게 구매하는 사이트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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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의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기업 태평양물산은 3차원으로 의류 샘플을 만들고 있다. 기존에는 의류 샘플을 해외 바이어에게 항공편으로 보낸 뒤 바이어의 피드백을 반영해 의류를 제작했다. 현재는 3차원 공간에서 가상 마네킹에 옷을 입히고 이미지나 영상을 디지털 파일로 전달하고 있다. 3차원 의류 샘플은 360도 회전하며 원단 특성과 질감을 자세히 보여준다.

화상 미팅으로 모델의 착장 모습을 해외 바이어가 확인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IT를 활용한 3차원 샘플, 비대면 의상 착용으로 코로나 영향을 받지 않고 직접 보고 만지는 것처럼 의류를 제작하고 있다"며 "재택근무 중인 해외 바이어들도 흡족해한다"고 했다.

캘빈클라인, 아디다스, 리복 등 라이선스(license·사용권)를 갖고 있는 코웰패션(033290)은 비대면 채널인 홈쇼핑 판매 비중을 높였다. 지난 1월 말부터 홈쇼핑에서 여행 상품 방송이 줄어든 시간대를 차지해 방송 판매 횟수를 20% 늘렸다고 한다. 재택근무하며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홈웨어 등을 판매했다.

덕분에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웰패션의 2분기 매출은 1157억원, 영업이익은 23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9%, 10.7% 증가했다. 코웰패션 관계자는 "코로나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확산하며 홈쇼핑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매출이 늘어 성장을 견인했다"고 했다.

일러스트=이철원

코로나로 해외 여행이 막힌 상황에서 인공지능으로 해외 명품을 쇼핑하는 사이트도 있다. 명품 구매 플랫폼 트렌비는 자체 인공지능 ‘트렌봇’으로 명품 세일 정보를 실시간 알려준다. 해외 백화점·아울렛 등 200여개 명품 사이트를 분석해 150만개에 달하는 신상품과 국내에 유통되지 않은 명품을 찾아 최저가로 소개·판매한다.

그 결과 월 25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지난해 70억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올해 1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트렌비 측은 "인공지능 검색으로 매일 30분마다 평균 50만건 이상의 세일 정보가 업데이트된다"며 "전 세계 명품 가격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했다.